石선장 의식회복 때 기억 또렷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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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재그 운항-연료에 물타기 했나요?” “그럼요, 내가 했지요”

아주대병원에 입원 중인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58)이 피랍 및 구출작전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아주대병원에 따르면 석 선장은 설날인 3일 오전 의식을 회복한 뒤 병원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피랍 상황 및 청해부대 구출 과정 등을 묻자 “다 기억한다”고 대답했다. 또 병원 관계자가 “선장님이 직접 배를 지그재그로 운항토록 하고 연료에 물을 타게 한 것이 맞느냐”고 묻자 석 선장은 “그럼요, 내가 했지요”라고 대답했다. 석 선장은 당시 상황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는 듯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밝게 웃었다고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총을 맞았을 때 상황도 잘 기억하고 있었다. “무섭지 않았느냐”는 병원 관계자의 질문에 석 선장은 담담한 표정으로 “두려운 것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장님을 쏜 해적이 누군지 아느냐”고 묻자 먼 곳을 쳐다볼 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병원 측은 석 선장이 총을 쏜 해적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끔찍한 상황이 떠올라 말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석 선장은 또 청해부대 구출 과정에서 발생한 일도 일부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석 선장이 당시 상황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면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특별수사본부 관계자가 병원을 찾았으나 4일 새벽 석 선장이 호흡부전으로 다시 수면 상태에 들어가면서 진술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석 선장이 의식을 되찾고 어느 정도 신체기능이 정상화되면 앞으로 있을 해적 재판 때 추가 증언이나 증인으로 출석하는 등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면 상태에 있는 석 선장은 안정을 유지하고 있지만 큰 차도는 보이지 않고 있다. 폐에 생긴 부종(물이 차는 증상)과 염증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나 눈에 띌 정도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은 앞으로 폐렴 및 폐부종 치료에 중점을 두면서 수면 상태에서 추가 검사 및 수술을 검토하고 있다.

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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