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이젠 유치원생 아니야”··· 규칙적 생활·정리정돈 습관 들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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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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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시간 맞춰 일정시간에 일어나고 잠들도록 유도하고
‘40분공부-10분휴식’ 등 학교 시간표 따라 움직이는 연습을

초등학교 입학식이 약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아이가 낯선 학교생활과 수업 시간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가정에서의 훈련이 필요하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초등학교 입학식이 약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아이가 낯선 학교생활과 수업 시간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가정에서의 훈련이 필요하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외아들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서모 씨(33·여·서울 송파구)는 요즘 걱정이 크다. 아이가 벌써 초등학교에 입학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설레면서도 불안함이 앞선다. 낯선 학교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 수업시간에 혼자 뒤처지진 않을지…. 특히 아이가 유치원에서 산만하다는 지적을 자주 받은 터라 수업 중 제대로 앉아나 있을는지 고민이다. 서 씨는 “소수정예로 비교적 자유롭게 운영되던 유치원 때와 달리, 지켜야 할 규칙이 많고 단체생활을 해야 하는 학교에 아이를 보낸다고 생각하니 그야말로 물가에 어린아이 내놓는 심정”이라면서 “빠른 적응을 돕기 위해 입학 전 준비를 하고 싶은데 첫아들이라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예비 초등생들의 생애 첫 입학식이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초등학교 생활은 어린이집, 유치원 때와는 다르다. 교내 규칙도 많을뿐더러 40분간 진행되는 수업, 모둠활동, 받아쓰기 시험처럼 강제성을 띤 활동도 적지 않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가 학교생활에 빠르게 적응하고 수업을 잘 따라가려면 부모는 남은 기간 가정에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초등학교 교사와 ‘선배 맘’의 조언을 들어본다.

○ 학교 스케줄에 따라 생활하라!

대부분의 초등학교 등교시간은 오전 8시 30분 또는 40분까지다. 등교 후 약 30분간의 자율학습이 끝나면 오전 9시경부터 수업이 시작된다. 수업시간은 40분. 쉬는 시간은 10분이다. 4교시 수업이 끝나면 담임선생님의 종례와 함께 알림장을 기록하는 것으로 일과가 끝난다.

아이는 갑작스럽게 닥친 규칙적인 생활이 버거울 수 있다. 특히 일찍 일어나는 일과 강제로 40분간 한자리에 앉아 수업을 듣는 일은 쉽지 않다. 일선 교사들의 말에 따르면 실제로 한 반에 대여섯 명은 수업 중 불쑥 일어나거나 교실을 돌아다니기 일쑤다.

우선 등교시간에 맞춰 자녀가 일정 시간에 일어나고 잠자리에 들도록 유도한다. 학교 수업시간과 쉬는 시간에 대한 개념을 익히도록 동화책 읽기, 학습지 풀기 같은 학습활동은 고정된 자리에서 ‘40분 공부, 10분 휴식’처럼 학교 시간표에 따라 하도록 한다. 단, 강압적인 학습활동은 반감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종이 접기나 찰흙 만들기처럼 ‘공부’보단 ‘놀이’라는 느낌을 주는 활동을 하는 것이 집중력 향상에 효과적이다.

서울 양천구 양목초등학교 이은경 교사는 “자녀 특성에 따라 20분 앉아 있기부터 시작해 5분씩 차츰 시간을 늘려가는 것도 방법”이라면서 “저학년은 칭찬의 효과가 크기 때문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날 때마다 쿠폰이나 스티커를 주는 방식으로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알림장 쓰기, 정리정돈 습관을 들여라!


알림장을 기록하는 연습도 중요하다. 학교에서 그날 반드시 해야 할 숙제나 내일 꼭 챙겨 와야 할 준비물을 제대로 적어오지 않으면 다음 수업시간에 큰 지장이 생기기 때문. 하지만 막상 알림장을 쓸 때면 담임교사가 칠판에 적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알림장 쓰기를 포기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남자 아이들이 글씨 쓰는 속도가 더 느린 편이다.

매일 동화책 한 쪽을 베껴 쓰는 연습은 필기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책상 정리하기’ ‘할머니에게 안부전화 드리기’처럼 하루 동안 할 일을 아침마다 자녀에게 메모하게 한 뒤 잠자리에 들기 전 모두 실천했는지 확인하는 것도 알림장 쓰기 습관을 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런 연습은 그날 할 일을 미루지 않는 자기주도 학습 습관을 일찍부터 기르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주의가 산만한 아이라면 정리정돈에 익숙해지는 훈련도 필수적이다. 초등 1학년 수업은 대부분 활동 위주로 이뤄진다. 수학 문제를 풀거나 자연관찰 일지를 쓰는 등 활동에 따른 기록물은 학생별 개인 파일에 보관한다. 정리를 잘 못하는 아이가 기록물을 파일에 끼워두지 않거나 잃어버리면 교사가 아이의 학습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서울 강남구 대모초등학교 한선혜 1학년 부장교사는 “1년이 지나 아이의 활동 결과물이 거의 없다시피 해 학부모 상담에 애로가 생길 때가 종종 있다”면서 “자녀가 책을 읽거나 학습지를 풀고 나면 제자리에 갖다 두도록 지도하면서 ‘학교에서도 학급문고와 개인사물함에 물건을 꼭 정리해 두어야 한다’고 거듭 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 학교 방문, 친구 간 교류로 적응력을 높여라!

초등 1학년은 교육과정에 따라 3월 한 달간 학교에서 생활하는 법을 배운다. 교사와 함께 교무실, 보건실, 화장실 등 건물을 둘러보면서 ‘복도에서 통행하는 법’ ‘화장실에서 용변 보는 법’ 등을 익히는 것. 하지만 여전히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적잖다. 특히 집이 아닌 곳에서 용변을 보는 데 익숙하지 않아 계속 참다가 수업 중 실수를 하는 아이들도 간혹 있다. 두 초등생 아들을 둔 장윤민 씨(37·서울 용산구)는 “엄마가 아이와 함께 입학할 학교에 미리 가서 화장실을 같이 써보거나 교실에 앉아보면 아이가 학교 공간을 훨씬 친숙하게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또래 친구들을 미리 만나보는 것도 좋다. 친구들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고 자기주장만 고집하는 학생은 교우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대부분 자녀가 한둘인 가정에서 자란 요즘 아이들은 예전에 비해 사회성이 부족해 학교에서 친구들과 다투고 상처받는 일이 늘었다는 게 일선 교사들의 귀띔.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입학 전까지 다른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듣고 나서 답하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장 씨는 “함께 입학할 동네 친구들 몇몇이 모여 같이 학교를 탐방하며 교류하는 것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장재원 기자 jj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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