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봉대산 ‘불다람쥐’ 또 활동?

  • 동아일보

최근 방화성 산불 자주 발생
발화 지점 비탈… 동일범 추정

“봉대산 불다람쥐가 또 활동을 재개했나?”

울산 동구 봉대산(해발 183m)에 최근 또다시 방화성 산불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봉대산 불다람쥐는 봉대산 방화범에게 붙은 별명. 2000년 이후 이 산에서만 100여 건의 방화성 산불이 발생했지만 방화범은 다람쥐처럼 산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불을 지른다고 해서 소방당국이 붙였다. 울산시는 ‘봉대산 불다람쥐’ 검거 포상금으로 3억 원을 내걸었다. 산불 방화범 검거 포상금으로는 전국 최고다.

29일 0시 5분경 봉대산에서 일어난 불은 임야 0.5ha를 태운 뒤 공무원과 소방대원 등 350여 명에 의해 2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22일에도 봉대산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11일에는 2건의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봉대산은 방화성 산불이 잦아 입산 통제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라며 “방화로 인한 산불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울산시에 따르면 봉대산과 인근 마골산 일대는 2000년부터 10년간 산불조심기간(11월 1일∼이듬해 5월 15일)에 해마다 10여 건씩 100여 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 불로 임야 42ha를 태워 200여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

울산시는 이들 산불의 발화지점 대부분이 일반인의 발길이 뜸하고 자연발화 가능성이 낮은 비탈진 곳인 점으로 미뤄 동일범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울산시는 당초 최고 3000만 원이던 포상금을 2009년 1월 1억 원으로 인상했다가 같은 해 11월 3억 원으로 올렸다. 또 2억8000만 원을 들여 봉대산과 마골산 일원 11곳에 야간촬영과 360도 회전이 가능한 최신식 산불감시용 카메라를 설치하고 24시간 산불감시에 들어갔다. 하지만 감시카메라도 산불 발생을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

울산시는 “감시카메라와 산불감시원이 물샐틈없이 감시하고 있는 와중에도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것은 방화범이 산불 감시 사각지대까지 꿰뚫고 있다는 증거”라며 “산불 감시 취약시간대에 매복조도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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