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끔이 교실’ 충남 천안중의 이런 체벌 어떤가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7일 0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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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장차림 교장이 직접 회초리..다른 교사 체벌은 금지

체벌 금지로 교권 붕괴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의 불만을 사지 않는 체벌로 교권도 바로 세우는 학교가 있다.

충남 천안중이 화제의 학교로, 이 학교 교장실은 '따끔이 교실'로 불린다.

선생님에게 불손한 행동을 하거나 규정위반 행동을 하다 적발되는 학생은 어김없이 따끔이 교실로 불려간다.

학생들은 이 곳에서 옛 훈장처럼 정자관을 쓴 안홍렬(62) 교장으로부터 무엇이 잘못된 행동이었는지를 조목조목 지적받은 뒤 손가락 굵기의 회초리로 종아리를 3¤5대 맞는다.

물론 종아리를 때리기 전 안 교장은 불려온 학생으로부터 반드시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반성을 끌어내고 체벌에 대한 동의도 구한다.

회초리도 세게 휘두르면 부러질 정도로 강하지 않다.

안 교장은 이처럼 자신이 할아버지 입장에서 학생들을 따끔하게 혼내는 대신 다른 교사들의 체벌은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2008년 안 교장 부임 직후 시작된 이 같은 조치에 처음에는 학생들의 반발이 컸고 당시까지 행해지던 교사의 체벌을 학생들이 경찰에 신고하는 일도 더러 있었지만 경찰신고는 사라졌으며 최근에는 "머리를 단정하게 깎으라"는 지적을 거부하고 달아났던 학생을 학부모가 다음날 데리고 교장실로 찾아와 잘못을 빌게 할 정도가 됐다.

안 교장이 그렇다고 무섭기만 한 선생님은 아니다.

학생들이 등교하기 전 새벽에 운동장 등을 청소하고 점심시간이면 급식실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학생들의 식탁을 닦아준다.

또 지난해 말에는 말썽꾸러기 학생 4명과 함께 잘못된 행동을 일삼던 아이들이 재미있게 학교생활을 하도록 변화하는 과정을 그린 인형극 '하늘 편한 서당 금깨비 이야기'를 학교축제 때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안 교장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남학생 1500여명과 마음을 통하는 사이가 됐다.

스스로를 '보수 꼴통 교장'이라고 표현하는 안 교장은 "체벌은 언젠가 사라져야하지만 학교에 반드시 어른은 있어야 하고 훈육 자체가 사라져서는 안된다"며 "교육자들이 유행에 따른 흔들림 없이 책임감을 갖고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꾸준히 설득하고 훈육하면 학생들은 변한다"고 말했다.

안 교장은 이제 다음달 말이면 정년퇴직한다.

최근 그는 학생들을 모아놓고 특강을 통해 "생각한 뒤 행동하지 않고 행동하면서 생각하기에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며 "자기 목적이 뚜렷한 자주적인 사람이 되라"고 당부했다.

그는 퇴직 후에도 운동장 청소와 식탁 닦아주기 봉사는 계속할 계획이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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