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싸고 멋진 교복, 공동구매로 잡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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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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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능인중, 패션산업硏에 디자인-샘플 의뢰후 제작업체 맡겨 큰 효과

능인중 학생들이 공동구매한 동복을 입고 서 있다. 이 교복은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 디자인한 것이다. 사진 제공 한국패션산업연구원
능인중 학생들이 공동구매한 동복을 입고 서 있다. 이 교복은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 디자인한 것이다. 사진 제공 한국패션산업연구원
“가격도 싸고 디자인도 멋져 유명 브랜드 교복보다 더 마음에 들어요.” 대구 능인중 2학년 박모 군(14)은 공동구매한 자신의 교복을 슬쩍 만지면서 24일 이렇게 말했다. 이 학교 학생들은 올해 하복부터 공동구매 방식으로 새 교복을 마련했다.

가격은 하복이 대기업 제품의 절반 정도인 4만7500원이고 동복은 10만 원가량 싼 14만4500원. 새 교복은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능인중이 최근 새 교복 평가회를 열고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0% 정도가 비교적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학부모 등은 교복 디자인과 가격, 소재 등에서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교복 공동구매 사례가 이처럼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가격은 저렴해도 디자인과 원단이 좋지 않다는 지적을 받곤 하기 때문.

이 학교 학부모와 교사들은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오랫동안 협의한 뒤 지난해 11월 한국패션산업연구원(대구 북구 산격동)에 디자인과 샘플을 만들어줄 것을 의뢰했다. 지식경제부 산하 기관인 이 연구원은 하복과 동복의 디자인과 샘플을 각각 3개월씩 총 6개월에 걸쳐 만들었다.

이 연구원 장기환 시제품개발팀장(32)은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하고 첨단 기능성 소재를 사용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학교 측으로부터 샘플 제작비 등으로 실비(100만 원)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는 샘플 등을 바탕으로 올해 3월 말 하복 입찰공고를 낸 뒤 대구시 공동브랜드인 ‘쉬메릭’ 참여업체인 ㈜한성에프앤씨를 선정했다. 또 동복의 경우 지난달에 ㈜블루아이를 제작업체로 선정했다. 김영현 능인중 교장(51)은 “다른 학교의 경우 교복 공동구매에 참여하는 학생이 30∼40%에 불과하나 우리 학교는 98%가 참여했다”면서 “학생들이 ‘새 교복의 활동성과 신축성 등이 좋다’고 말해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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