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우리학교 공부스타/경기 연현중 3학년 최화진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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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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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점… 51점… 엄마의 낙담… 찢어버린 시험지… 하지만 이젠 평균 96점
“충격요법에 정신이 번쩍… 1년새 200등 끌어올렸어요”

‘나도 우리학교 공부스타 코너에 나올 수 있을까?’ 상상이 현실이 됐다. 평범한 중위권이었던 경기 연현중 3학년 최화진 양은 “목표 를 세우고 실현해가면서 ‘공부의 맛’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스크랩해 놓은 지난 3월 30일자 동아일보 신나는공부 기사와 함께 포즈를 취한 최 양.
‘나도 우리학교 공부스타 코너에 나올 수 있을까?’ 상상이 현실이 됐다. 평범한 중위권이었던 경기 연현중 3학년 최화진 양은 “목표 를 세우고 실현해가면서 ‘공부의 맛’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스크랩해 놓은 지난 3월 30일자 동아일보 신나는공부 기사와 함께 포즈를 취한 최 양.
경기 안양시 연현중학교 3학년 최화진 양(15)은 평범한 중위권이었다. 외모에 관심이 많았던 최 양의 머리핀, 운동화, 가방은 친구들 사이에서 늘 화제였다. 중1 때부터 키가 더디게 자라면서 몸무게는 10kg가량 늘었다. 꾸미는 것을 좋아했던 최 양에게 살이 찌는 건 극심한 스트레스였다.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다.

수업시간에 졸았다. 쉬는 시간에는 친구와 놀았다. 학원에도 다녀보았지만 성적은 그대로였다. 하지만 TV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만큼은 꿰고 있었다. 목표 없이 보내는 생활이 계속됐다. ‘계속 이렇게 살다간 진짜 하위권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공부는 하기 싫었다. 1학년 때 평균 80점 중반이던 점수는 2학년 2학기 중간고사 때 평균 74.8점으로 곤두박질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최 양에게 변화가 찾아왔다. 그로부터 1년 뒤인 3학년 2학기 중간고사에서 받은 점수는 96.2점. 등수는 200등을 껑충 뛰어올랐다. 몸무게는 7kg이 빠졌다. 친구들은 독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최 양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최 양은 평범한 중하위권 여중생의 전형이었다. 이유 없이 무기력해졌고 자신을 꾸미는 것이 중요했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에 관한 고민 자체가 없었다.

최 양이 중위권을 탈출하는 데는 ‘충격요법’의 효과가 있었다. 2학년 2학기 중간고사 때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전 과목을 ‘벼락치기’했다. 평균은 70점대. 수학은 57점, 과학은 51점이었다. 어머니에게 꾸중을 들었지만 ‘뒤풀이’한다며 친구들과 놀러갔다. 늦은 밤, 집에 돌아오니 시험지가 찢겨 있었다. 최 양의 일관된 태도에 화가 치밀어 오른 어머니가 쓴 최후수단이었다. 늘 자신을 응원해주던 어머니의 다른 모습에 최 양은 깜짝 놀랐다. 순간 어머니가 스크랩해 보여준 동아일보 신나는공부 섹션의 ‘우리학교 공부스타’ 기사가 떠올랐다. 평범한 학생들이 목표를 가지면서 변화한 성적 향상기를 담은 기사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갔다. ‘나도 그 학생들처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독하게 공부하는데 다이어트라고 왜 못해?

“마음으로는 수도 없이 공부하겠다고 다짐했죠. 그날 사건을 겪으면서 생각에만 머물지 말고 실천해보겠다고 결심했어요.”

공부를 시작하자 승부근성이 생겨났다. 놀고 싶고 자고 싶은 마음을 참아가며 수업시간에 집중했다. 최 양 스스로도 자신에게 이런 근성이 있는 줄 처음 알았다. 2학년 2학기 기말고사에서 평균 89.8점을 받았다.

89점이 되자 90점을 못 넘긴 것이 아쉬웠다. 욕심이 또 생겼다. 다음 시험에선 반드시 90점을 넘겠다고 다짐했다. 3학년이 되자 공부할 양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목표가 생긴 최 양은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공부해나갔다. 1학기 중간고사 성적은 90.4점. 처음으로 받는 90점대 점수였다. 뛸 듯 날 듯 기뻤다. 평소 어머니가 해주던 ‘공부는 엄마 좋으라고 하는 게 아니라 너 좋으라고 하는 거다’라는 말씀이 실감났다. 선생님의 칭찬도 최 양을 북돋웠다.

“교무실에 갔는데 담임선생님이 ‘우리 반 똘똘이’라며 칭찬해주셨어요. 다음 시험은 더 잘 봐서 인정받겠다고 다짐했어요.”

공부 자신감은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3학년 여름방학 때 복싱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두 달 동안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2시간 운동했다. 함께 운동을 시작했던 선배, 언니는 버티지 못하고 그만뒀지만 최 양은 끝까지 버텼다. 두 달 만에 7kg이 빠졌다. 최 양은 “살이 쪘을 때는 책상에 앉으면 살찐 제 모습이 신경 쓰여서 공부가 안 됐다. 하지만 힘든 다이어트에 성공하자 ‘이제는 못할 것이 없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 노력은 배신하지 않아!

공부에 탄력이 붙은 최 양은 자신에게 잘 맞는 공부법을 찾았다. 과거 실패경험이 도움이 됐다. 예전엔 밤늦게까지 공부할 때가 많았다. 수업시간엔 졸기 일쑤였다. 하지만 시험에 나올 만한 문제는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재차 강조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최 양은 자정이 넘기 전 무조건 잠자리에 들었다. 대신 매일 아침 30분 일찍 학교에 갔다. 취약한 수학문제를 풀거나 전날 수업시간에 이해가 안 된 내용을 복습했다.

암기과목을 공부할 때는 정리노트를 만들었다. 사회과목의 경우 예전에는 교과서를 대충 훑어보고 문제집 앞에 나온 해설을 보는 식으로 공부했다. 그러니 정작 시험을 보면 헷갈려서 문제를 틀릴 때가 많았다. 실수를 줄이기 위해 교과서 내용을 직접 정리한 노트를 만들었다. 교과서를 정리하고 노트에 쓰면서 한 번, 정리한 노트를 들고 다니면서 한 번, 이렇게 총 두 번을 봤다. 활발한 성격인 최 양은 공부도 친구와 함께했다. 정리노트 내용을 두고 퀴즈를 내면서 공부했다. 조별 수업에선 조장을 맡아 적극 참여했다. 수업능률이 더 올랐다.

3학년 2학기 중간고사에서는 평균 96.27점으로 반에서 2등. 1등과는 불과 0.02점 차였다. 무엇보다 기쁜 것은 올 들어 유독 힘들어하셨던 아버지에게 힘이 된 것이다. “아빠가 약주를 하시고 오셔서 힘들다는 말씀을 부쩍 많이 하셨어요. 아빠의 약한 모습을 본 건 처음이었죠.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 성적이 오르자 얼큰하게 취해 오시더니 ‘우리 딸 자랑 하느라 한잔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기뻤어요.”

성적이 오르면서 자신감이 생긴 최 양은 꿈이 많아졌다. 관심분야도 다양하다. 영어, 경제, 요리, 패션까지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고 싶다. “예전에 전 ‘나는 공부를 했는데 왜 성적은 안 오를까?’라고 생각했어요. 열심히 하지도 않았으면서 스스로를 속인 거죠. 작은 목표라도 성취의 기쁨을 맛보면 생각이 달라질 거예요. 90점을 받아보겠다고 처음 목표를 세우고 채점하던 날 떨리던 기분이 아직도 생생해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을 때 정말 행복했어요!”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우리학교 공부스타’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중하위권에 머물다가 자신만의 학습 노하우를 통해 상위권으로 도약한 학생들을 추천해 주십시오. 연락처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 02-362-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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