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입양딸 살해 후 보험금 타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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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딸-또다른 입양딸 수년전 장염 사망도 의혹

입양한 딸을 살해한 뒤 보험금을 받아낸 30대 주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입양한 생후 28개월짜리 딸을 병원 침대에서 질식시켜 숨지게 한 혐의로 최모 씨(31·경북 경주시)를 18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올해 1월 초 경남의 한 병원에서 장염으로 입원해 치료 받던 딸의 얼굴에 환자복을 덮어씌워 질식시켰다. 뇌사상태에 빠졌던 딸은 올해 3월 숨졌다. 최 씨는 2008년 4월 이 딸을 입양하면서 보험에 가입해 월 20만 원가량을 넣어 왔으며 딸이 숨진 뒤 보험금 2600만 원을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최 씨는 아이에게 소독하지 않은 우유병에 끓이지 않은 물로 분유를 타서 먹이거나 우유 대신 두유를 먹이는 등 장염에 걸리기 쉽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1년 결혼한 최 씨는 직접 낳은 첫딸이 2003년 3월 장염과 장출혈로 생후 20개월 만에 숨지자 보험금 1800만 원을 받았다. 이후 임신이 되지 않자 2005년 갓난아기를 입양했으나 생후 15개월쯤 장염으로 치료 중 숨졌다. 이때도 보험금 1500만 원을 받았다. 최 씨는 “아이를 죽일 마음은 없었지만 지난해 11월 한 달가량 남편과 별거하면서 아이가 귀찮게 느껴졌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 씨가 친딸과 입양한 딸을 성의 없이 키웠다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일관된 증언이었다”며 “친딸과 처음 입양한 딸이 숨진 정황이 비슷해 최 씨가 고의로 위생관리를 하지 않아 장염이 생기게 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입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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