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역전’보다 ‘인생안정’ 꿈꾸는 이들을 위한 연금식 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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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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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月500만원씩 20년 지급… 내년 1월 국내 첫 도입 추진

‘인생역전의 로또를 노릴 것인가, 월 500만 원의 안정된 연금을 겨냥할 것인가.’

내년 1월부터 복권 애호가들은 이런 고민에 빠질 것 같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초 국내 최초로 발행될 예정인 ‘연금식 복권’의 당첨금 구조를 △1등 월 500만 원씩 20년 △2등 월 100만 원씩 20년으로 하는 방안을 기본안으로 채택해 최종 점검 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3등 당첨자부터는 당첨금을 일시불로 지급한다.

복수의 정부 당국자는 “이 기본안을 토대로 복권기금운용 안전망, 구체적 지급 방식 등에 대한 점검이 끝나는 대로 복권위원회 의결을 거쳐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연금복권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남기 복권위원회 사무처장도 “연금복권은 한국 복권 역사상 최초로 도입되는 것인 만큼 다른 어떤 복권보다 철저한 사전준비를 하고 있다. 1월 시판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사무처장은 또 “여론조사 결과 연금식 복권에 대한 선호도가 로또식 복권에 비해 다소 높게 나타났다. 최근 노후 대책에 대한 높은 관심도가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1등 당첨금(월 500만 원씩 20년)은 당첨금 총액(약 7억5000만 원)에 10년물 국고채 수익률(5.3%대)을 적용해 할인한 금액”이라며 “1등 당첨자를 2명으로 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연금복권이 발행되면 △로또복권(온라인복권)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복권사업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일부 로또 고액 당첨자들의 투자 실패, 가정 파탄 같은 사회적 문제를 감소시키며 △노후연금에 관심 많은 40∼60대 중장년층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총 복권 판매액(1조2598억 원) 중 무려 96.5%(1조2163억 원)가 로또복권이었다. 내년부터 연금식 복권으로 전환될 것이 유력한 인쇄복권은 2.4%(298억 원)에 불과했다. 복권사업 관계자들은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는 ‘매주 1000달러 평생’ ‘매년 100만 달러 평생’ ‘매달 5000달러 25년’ 같은 다양한 연금식 복권이 판매되고 있다. 한국은 다소 늦은 감마저 있다”고 말했다.

복권위원회 사무처가 지난해 국민 1009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복권 구입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절반이 넘는 57.7%였다. 이들의 연간 평균 복권 구입 횟수는 14.8회에 달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동영상=로또복권만 된다면 이런일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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