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 100g 가격이 840유로(약 130만 원). 와! 보성 녹차가 엄청 비싼 차네요.”
최근 오스트리아의 한 경제신문(Dia Press)에 보성 금 녹차에 대한 소개가 실린 뒤 현지에서 떠도는 말이다. 오스트리아의 상징인 빈 스테판 성당 앞에 위치한 차 전시·판매업체인 ‘하스&하스’ 매장에는 보성 녹차 제품 30여 종이 전시돼 있다. 이 매장에서 보성 녹차만 유일하게 보성과 하스&하스 공동상표인 ‘Korea Boseong Green Tea-Haas & Haas Wien’을 부착하고 있다.
보성 녹차는 커피의 본고장 빈을 교두보로 유럽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보성 녹차의 빈 진출에는 한 외교관과 자치단체장의 고민과 땀이 담겨 있다.
지난해 9월 오스트리아 주재 한국대사관 백환기 공사(57)는 하스&하스의 에바 하스 사장(62·여)이 “한국 두부조림과 함께 한국 녹차를 먹고 싶은데 구할 수 없다”고 밝힌 오스트리아 신문기사를 봤다. 백 공사가 빈 대형마트와 상가를 돌며 확인했지만 한국 차가 전혀 없었다. 그는 빈 공략에 성공하면 세계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오스트리아가 연간 관광객이 2000만 명이 넘는 관광대국이고 빈에는 국제기구 38개가 있기 때문이다. 백 공사는 곧바로 하스 사장과 그 남편인 페터 하스 씨(62)를 찾아가 한국 차에 대해 소개하고 각종 한국 차 샘플을 건넸다.
백 공사는 “하스 사장은 한국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한국 녹차 맛을 극찬하자 구하려 했지만 구입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국내 녹차 재배 농민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 빈 판매를 시도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스 사장 부부는 30년 전부터 세계 각국에서 명차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백 공사가 하스 사장 부부에게 건넨 한국 차 28가지 가운데 보성 녹차 3가지가 탁월한 맛을 인정받았다. 백 공사는 일면식도 없는 정종해 보성군수(63)에게 전화를 걸어 보성 녹차를 빈 하스&하스 매장에서 전시, 판매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정 군수도 흔쾌히 응했다.
이후 하스 사장 부부는 올 4월 전남 보성 녹차 밭을 둘러보고 유기농 녹차 생산과정을 직접 확인했다. 정 군수는 하스 사장 부부를 보성녹차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성사된 보성녹차 빈 전시행사는 다음 달 말까지 두 달 동안 지속된다. 빈 전시행사 기념식에 참석한 정 군수는 “보성녹차에 대한 빈 시민들의 반응이 아주 좋다”며 “앞으로 보성녹차를 유럽에서 최고급 제품으로 인식시키고 양질의 녹차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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