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자살 평전스님 사리 150과 어떻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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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 이후 최다 수습 “명예회복 위해 공개를”… “무슨 의미있나” 반대도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한불교조계종 구례 화엄사 전 주지 평전 스님(68)의 몸에서 수많은 사리가 나왔으나 이를 공개하는 문제로 의견이 분분하다. 화엄사 수도암은 26일 평전 스님 다비식에서 검은색 붉은색 등 오색을 띤 콩보다 큰 사리 30과와 녹두보다 큰 사리 120과를 수습했다고 밝혔다. 다비식은 화엄사 다비장에서 24일 오전 11시부터 25일 오후 1시까지 진행됐고, 스님 10여 명과 신도 10여 명이 사리 수습과정을 지켜봤다. 사리를 망치로 때리는 확인절차도 거쳤다. 수도암 관계자는 “성철 스님 이후 사리가 이처럼 많이 나온 스님은 없었다”며 “평전 스님에 대한 허무맹랑한 소문이 퍼져 명예회복 차원에서 사리를 공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평전 스님은 22일 전남 구례군 광의면 수도암에서 제초제를 마시고 숨져 있는 것을 그의 상좌 스님(59)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평전 스님은 구례 천은사 주지와 화엄사 주지를 지냈다. 평소 신도들에게 ‘나 이제 죽는다’는 말을 자주 했으나 특별한 자살 동기는 없었다.

불교계에서는 평전 스님의 몸에서 나온 사리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공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수행의 결정체인 사리와 자살은 별개”라는 주장과 “자살을 했는데 사리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의견이 팽팽한 것. 화엄사 관계자는 “불교계에서는 자살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사리의 존재를 절에서만 알고 있기로 했다”며 “평전 스님이 수명을 다해 돌아가셨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고 말했다.

구례=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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