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反韓감정 커질라” 위로 나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피살 베트남 새댁 한 줌 재 되어 고향으로…

한국으로 온 지 7일 만에 남편에게 살해된 베트남 신부 탁티황응옥 씨(20) 사건으로 베트남에서 ‘반한(反韓)감정’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면서 한국 정부와 정치권이 ‘베트남 위로’에 팔을 걷고 나섰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6일 서울 중구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쩐쫑또안 주한 베트남대사를 만나 탁티황응옥 씨 유족에게 보내는 위로금을 전달했다. 유 장관은 “한국 정부와 국민을 대신해 유족과 베트남 국민에게 유감을 표한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쩐쫑또안 대사는 “한국 정부가 보여준 성의에 감사드린다”며 “이번 사건으로 양국 관계가 영향 받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14일 외교부는 안성두 남아시아태평양국 심의관을 보내 탁티황응옥 씨 유족을 위문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도 16일 베트남대사관에 성금을 전달하고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이에 앞서 법무부는 11일 중국 및 동남아시아 여성과의 무분별한 국제결혼을 막기 위한 종합대책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탁티황응옥 씨가 살던 부산시와 사하구청 관계자들도 14일 빈소가 마련된 부산의료원을 찾아 조문하고 성금 500만 원을 전달했다.

8일 정신병력이 있는 남편 장모 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살해된 탁티황응옥 씨의 유해는 15일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에서 화장됐다. 그의 부모는 16일 딸의 유해를 들고 김해공항을 떠나 베트남으로 돌아갔다. 탁티황응옥 씨의 ‘귀향길’에는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도 동행했다. 한 의원은 “스무 살 베트남 신부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고 부끄러운 과오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유해와 함께 베트남으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베트남 현지에서 유가족이 치르는 장례식에 참석해 애도를 표하고 위로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한나라당과 합당한 미래희망연대 김을동 의원은 이날 국제결혼중개업자가 결혼 당사자의 정신병력 등의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탁티황응옥 씨 사건이 현지 언론을 통해 베트남에 알려지면서 한국 남성과의 국제결혼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일어나는 등 현지에서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동영상=신혼 일주일만에... 베트남 새댁 남편에게 살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