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 글씨 온전 이해 안돼” “천안함 발표 선거 이용” “좌초 가능성 조사해야”
남북한은 14일에 이어 15일에도 천안함 사태를 둘러싸고 유엔에서 외교전을 펼쳤다.
한국의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은 이날 오후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은 아니지만 유엔 무대에서 영향력이 큰 스페인 이탈리아 캐나다 등 주요 20여 개국 대사를 한국 유엔대표부로 초청해 별도로 브리핑을 가졌다. 안보리 이사국 브리핑 때와 똑같은 동영상과 파워포인트 자료를 곁들인 25분가량의 설명이 끝난 뒤 질의응답 형식으로 진행된 브리핑이 끝나자 참석한 대사들은 “비전문가라도 쉽게 이해된다. 매우 인상적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앞서 신선호 북한 유엔대표부 대사는 이날 유엔본부에서 각국 출입기자를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어 6쪽짜리 영문 보도자료를 제시하면서 “한국 정부의 천안함 조사결과는 날조된 것이며 소설 같은 얘기”라며 종전의 날조 주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북한 측이 제시한 근거는 참여연대가 유엔 안보리 이사국 등 해외에 발송한 것이라며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천안함 침몰에 대한 참여연대 입장’과 유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북한 측은 “한국 합조단이 증거로 제시한 어뢰 발사체가 배를 두 동강 낼 정도의 폭발에서 그렇게 멀쩡하게 보존될 수 있느냐”며 의문을 제시했다. 또 ‘마커(매직)’로 발사체에 새긴 ‘1번’이라는 글씨가 어뢰의 폭발로 발생하는 고열을 견디고 선명하게 남아 있는 데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참여연대 문서도 “폭발을 견디고 매우 이례적으로 양호하게 보존된 북한제 어뢰 발사체”라며 똑같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 참여연대는 문서에서 “강력한 충격에 노출된 스크루가 아무런 파손 없이 보존되어 있고 심지어 추진체에 유성잉크(페인트)로 적힌 ‘1번’이라는 손 글씨도 온전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북한 측 자료는 또 “한국 민군 합동조사단이 서둘러 천안함 조사 결과를 발표한 5월 20일은 한국의 지방선거 캠페인이 시작된 날”이라며 “한국이 천안함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문서도 역시 “5월 20일은 공교롭게도 지방선거 운동 개시일이었다”며 똑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북한 측은 “어뢰 폭발의 핵심 증거자료가 되는 가스터빈실 발견 사실을 은폐하고 조사 결과에 포함하지 않은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도 문서에서 ‘천안함 침몰 조사 결과에 대한 8가지 의문점’ 가운데 하나로 이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신 대사는 천안함 침몰의 원인과 관련해 “바위에 부딪쳐 좌초된 것 아니겠느냐”고 답변했다. 참여연대도 “좌초나 충돌에 의한 침몰 가능성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대사는 회견 말미에 “우리는 (안보리의) 어떤 조치도 전적으로 거부할 것이며 후속 조치들은 우리 군에 의해서 수행될 것”이라며 군사적 보복을 강하게 시사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 동영상 = 보수단체“참여연대, 반국가적인 작태가 수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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