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 간큰 도둑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30일 21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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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동기, 검사집 털어
검찰 배지도 챙기고 나와

절도전과가 있는 서모 씨(25)와 김모 씨(28)는 교도소 동기. 새 삶을 시작해보겠다는 목표도 사라지고 돈도 떨어지자 다시 옛날 버릇이 나왔다. 이들은 인터넷 카페에서 만난 송모 씨(30)와 함께 빈집을 털어 유흥비를 마련하기로 했다.

목표 대상으로 삼은 아파트는 서울 서초구 서초2동의 한 복도식 아파트. 복도 쪽 창문의 방범창살만 자르면 침입하기가 수월했다. 이들은 12일 오전 11시경 집이 빈 것을 확인하고는 절단기로 창살을 자르고 집으로 들어갔다. 안방 화장대 서랍의 현금, 노트북 3대, 명품 시계, 금반지 2개 등을 정신없이 쓸어 담는데 웬 배지 하나가 눈에 띄었다. 바로 '검찰 배지(흉장).' 검사의 집이라는 것을 알고는 잠시 당황했지만 이들은 개의치 않고 집을 털어 유유히 아파트를 빠져 나왔다. 검찰 배지도 갖고 나왔다.

하지만 검사 집을 턴 간 큰 빈집털이범들은 이 검사가 경찰에 신고한 뒤 훔친 물건을 파는 과정에서 덜미가 잡혀 2주 만인 26일 경찰에 검거됐다. 27일 구속된 이들은 경찰에 "검찰배지는 광주광역시 터미널 근처 하수구에서 버렸다"고 털어놨다. 이들에게 금품이 털린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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