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노래 들으러 오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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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토요일 오후 3시
제주해녀박물관서 공연

“한착 손에 태왁을 심고 한착 손에 빗창을 심엉/한질 두질 물숨 참고 물아래를 물숨참고 들어야가니 저승도가 분명하다/이어도사나 이어도사나.”

태왁(해녀들이 바다에서 몸을 의지하는 속이 빈 박)과 빗창(전복을 따는 도구)을 들고 전복, 소라, 미역을 따는 해녀들의 애환이 담긴 해녀노래 ‘이어도사나’다.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제주해녀박물관 1층 로비에 가면 이런 해녀노래를 들을 수 있다. 제주해녀박물관이 관광객과 지역주민 등을 위해 해녀노래(제주도무형문화재 제1호) 공연을 3월부터 마련해 호응을 얻고 있다. 공연은 해녀노래 기능보유자 강등자(73), 김영자 씨(73)와 사라예술단(단장 강경자)이 공동으로 꾸미고 있다. 기능보유자인 강 씨 등은 구좌읍 행원리 등지에서 60년 동안 물질을 하고 있는 현역 해녀.

이달 10일 초중등학생 30여 명과 함께 문화체험에 나선 김모 씨(45)는 “너무나 열성적으로 공연을 하는 해녀 할머니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며 “지금은 잊혀진 우리들의 어머니, 할머니의 생활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학생들은 공연단과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춤을 추며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시간을 보냈다.

해녀노래 공연은 제주전통문화의 관광상품화 가능성을 타진하고 전승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배를 타고 노를 저으면서 부르는 해녀노래가 구전되고 있지만 직접 부를 수 있는 해녀들이 고령이어서 맥이 끊길 수 있는 상황이다. 이 공연은 6월 말까지 이어진다. 제주해녀박물관은 이번 공연과 함께 어촌계를 찾아다니며 해녀를 상대로 노래교육을 했다. 좌혜경 제주해녀박물관 연구사는 “해녀노래에는 제주 여성들의 눈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며 “노래를 통해 해녀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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