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항공우주혁신센터 이진학 소장(왼쪽에서 두 번째) 등이 이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에어쇼에서 외국 항공사 측과 투자설명회를 갖고 있다. 사진 제공 경북도
이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2010 싱가포르 에어쇼’에는 세계 각국의 항공우주 관련 817개 업체가 참가해 최신 항공기와 항공기술을 선보였다. 관광객들은 창공에서 펼쳐진 비행기의 곡예를 보느라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러나 이 행사는 사실상 에어쇼보다는 항공 산업을 둘러싼 비즈니스 측면에서 더 중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행사기간 중 경북항공우주혁신센터와 경북도 직원 등 5명은 세계 굴지의 항공사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투자유치 활동을 벌였다.
경북팀은 참가 항공사 중 미국 보잉사 등 경북지역에 투자 관심을 보일 만한 35개 업체를 미리 선정해 3일 동안 집중적인 투자유치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 참가했던 경북도 오도창 전략산업정책담당은 24일 “대형 항공사들이 의외로 큰 관심을 보였다”며 “이번 설명회를 통해 경북도가 추진하는 ‘에어로 테크노밸리’에도 상당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에어로 테크노밸리는 2014년까지 3500억 원을 투입해 항공용 전기전자부품 생산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항공우주 산업이 경북지역에서 구상 단계를 넘어 현실적인 정책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지난주 미국 항공기 부품 생산업체인 스프링사의 국제 매니저가 경북도를 방문했다. 다음 달에는 미국 보잉사와 노스럽그루먼사가 경북도와 투자유치 관련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경북도가 항공우주 산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발달한 전자통신기술 기반 위에 국내 항공부품 수요 등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대구에 있는 공군군수사령부와 항공우주 산업 육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경북테크노파크에 경북항공우주혁신센터를 설치했다. 공군 예비역 소장인 이진학 씨(63)가 센터 소장을 맡았다. 공군군수사령관 출신인 한성주 예비역 소장(56)이 경북도 항공우주산업 정책보좌관으로 임명됐다. 싱가포르 유치설명회에 참가했던 이 소장은 “한국의 기술 수준이면 항공기 부품의 국산화가 충분히 가능한데도 지금은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전자 산업이 발달한 경북이 수입 대체 산업을 주도할 여건이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도내 시군 중에는 영천시가 항공우주 산업에 적극적인 편이다. 영천시는 지난해 말 경북에 있는 3개 방위산업체와 항공우주 산업 협력을 위한 투자협약을 맺었다. 김영석 시장은 “육군3사관학교와 탄약창 등 영천은 군대와 관련이 많다”며 “영천 경제자유구역 하이테크파크지구에 항공 산업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울진공항(공정 90%)도 조만간 비행교육훈련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1999년 울진군 기성면에 착공한 울진공항은 개항을 몇 차례 미룰 정도로 운영이 불투명했으나 국토해양부와 경북도, 울진군이 공동으로 이르면 7월부터 조종사 양성을 위한 훈련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9월 경주에서 국제항공포럼을 열고 하반기에 에어로 테크노밸리 조성 사업의 타당성 조사를 정부에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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