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청 방문의 해]쌉쌀시원 올갱이국에 민물생선회… 전국 食客들 입맛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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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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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륙의 마을’ 충북 잊지 못할 먹을거리들

삼면(三面)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 가운데 유일하게 바다와 인접하지 않은 곳이 ‘내륙의 마을’ 충북이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먹을거리에 대한 기대감이 다른 지자체보다 낮을 것이라고 예상하곤 하지만 실제 이곳을 다녀간 국내외 관광객들은 내륙 특성을 이용한 풍성한 먹을거리에 찬사를 보낸다. 충북도가 지난해 8, 9월 청주국제공항과 도내 주요 관광지를 방문한 내국인 677명과 외국인 27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가장 인상 깊은 음식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내국인은 올갱이국(17.8%), 매운탕(12.2%), 산채비빔밥(6.6%), 허브꽃밥(6.3%), 오리요리(5.8%) 등의 순으로 대답했다. 외국인은 산채비빔밥에 가장 많은 점수를 줬다.

충북의 맛난 먹을거리를 만나보자. 먼저 가장 많은 점수를 받은 ‘(괴산) 올갱이국’. 올갱이는 다슬기의 사투리로 숙취 해소에 좋고 간 보호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해장국 재료로 쓰이고 있다. 특히 인기를 끄는 것이 괴산 올갱이국밥이다. 구수한 된장국에 혀에 감기는 부드러운 각종 채소가 듬뿍 들어간 올갱이국은 쌉쌀하면서도 뒷맛이 시원하다. 괴산 올갱이는 다른 지역에 비해 초록빛이 많이 돌고 모양도 둥근 편이다.

충주시 동량면 조동리 민물회와 매운탕도 ‘식객’들의 입맛을 즐겁게 해주는 향토 음식이다. 민물 생선회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법하지만 바다생선 못지 않은 쫄깃함과 감칠맛에 젓가락이 바빠진다. 이 지역은 자연산 민물회와 붕어찜, 붕어 매운탕 등 각종 매운탕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들이 몰려 있다. 충주댐 아래에 위치한 덕분에 항상 일정 수량을 유지하는 남한강을 보는 즐거움까지 누릴 수 있다.

속리산 산채정식. 법주사와 정이품송으로 유명한 보은지역의 대표음식이다. 속리산 정기를 머금은 버섯과 각종 산채, 약초가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선사한다. 속리산은 취나물, 다래순, 더덕, 두릅, 씀바귀, 참비름 등의 산채와 송이버섯, 표고버섯, 먹버섯, 외꽃버섯 등 온갖 버섯의 보고(寶庫)다. 전문 ‘꾼’들이 채취해온 자연산 산채와 버섯이 충청도 아주머니들의 손맛과 만나 산촌음식의 진수를 선사한다.

낚시꾼들의 ‘대물’터로 유명한 진천군 초평저수지에서는 어른 손바닥보다도 큰 참붕어에 무나 시래기 등을 얹고 얼큰한 양념으로 마무리한 붕어찜을 만날 수 있다. 자작자작하게 은근한 불에 쪄내 부드럽고 쫀득쫀득한 육질이 양념의 매운맛을 적당히 녹여준다. 붕어찜은 가시 탓에 먹기가 불편하지만 살만 발라먹는 ‘노하우’를 어느 식당에서나 일러준다. 붕어는 불포화지방과 비타민, 단백질이 풍부해 성인병과 피부미용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옥천 조령리 ‘도리뱅뱅이’, 영동 ‘어죽’, 충주 수안보 ‘꿩요리’, 제천 박달재 ‘도토리묵’, 청주 산성마을 토속음식, 증평 인삼요리, 단양의 마늘 오곡쌈밥 등도 내륙의 맛을 자랑하고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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