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2호선 16곳 동시 공사로 정체 극심… 신호기 등 사전대책 부실
건설본부 “일방통행로 등 대책 곧 세우겠다”
11일 오전 8시경 인천 서구 연희동 서구청 앞 지하철 2호선 공사 현장. 매일 출퇴근 시간이면 극심한 정체현상이 빚어져 운전자들과 버스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10일 오후 7시경 인천도시철도 2호선 공사 구간인 인천 남구 옛 시민회관 사거리 일대. 사거리를 중심으로 주안역에서 신기촌 방향, 현대아파트에서 경인고속도로 도화 나들목 방향 모두 극심한 정체를 보였다. 특히 현대아파트에서 옛 시민회관 사거리 구간의 경우 신기촌 쪽으로 좌회전 신호를 받으려는 차량과 주안역으로 우회전을 하려는 차량, 도화 나들목 방향으로 직진 신호를 기다리는 차량들이 뒤엉켜 주차장이 돼 버렸다. 일부 버스는 정체가 장시간 지속되자 무리하게 끼어들기를 일삼았고 화가 난 자가용 운전자는 연방 경적을 울려댔다.
극심한 차량 정체는 주안역에서 신기촌 방향도 마찬가지. 이날 주안역에서 인천소방안전본부가 있는 주안3동까지 승용차를 운행한 김성희 씨(31)는 “평소 15분이면 갈 거리인데 30분이나 걸렸다”고 하소연했다.
11일 오전 8시경 또 다른 지하철 공사 구간인 인천 서구 연희동 서구청 앞 도로. 공촌 사거리에서 서구청 방향으로 진행하는 차량들이 구청 앞에 이르자 아예 움직이질 않은 채 장시간 멈춰 있었다.
경인고속도로 서인천 나들목 방향으로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버스 이용객들은 “평소보다 일찍 출근하는데도 교통정체가 너무 심해 힘들다”며 “인천시가 나서서 좀 더 확실한 교통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지난해 12월부터 본격 시작되면서 시내 곳곳에서 이처럼 극심한 차량정체가 빚어지는 등 인천시내가 ‘교통지옥’으로 변하고 있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 구간은 총 29.3km로 정거장 27곳, 차량기지 1곳, 주박기지 1곳이 건설된다. 문제는 2호선 건설 구간 중 총 16개 공구에서 공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것. 각 공구의 길이가 1.5∼2km에 이른다.
지난해 11월 인천시와 인천도시철도건설본부는 인천도시철도 2호선 공사에 따른 교통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는 서구 공촌 사거리 일대의 교통정체 해소를 위해 수도권매립지 내 수송도로를 이용해서 차량들이 우회할 수 있도록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곳은 평소에도 상습정체 구역인 데다 아라뱃길과 청라지구의 공사 차량이 한꺼번에 몰려 극심한 혼잡이 예상된 구간이다.
하지만 안전을 위해 신호기를 설치해 달라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요구에 지금까지 협의만 벌이고 있다. 5000만 원에 달하는 신호기 설치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대체 방안을 찾고 있는 것. 본부가 지난해 11월 16일 공사 측에 수도권매립지 내 도로 이용 협조 요청을 한 뒤 3개월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버스를 이용해 서구 검단에서 남동구 간석동으로 출퇴근하는 채모 씨(28)는 “20일 전부터 평소보다 30분 일찍 출근하는데도 지각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도시철도건설본부는 인천교통방송 등과 연계해 실시간 교통상황을 운전자들에게 알리는 등의 추가 교통대책을 추진하겠다고 16일 밝혔다. 공구별로 공사 관계자가 방송에 출연해 공구별 교통상황과 공사 진행 상황 등을 시민들에게 알리겠다는 것.
또 내비게이션 제작업체와 협의해 인천도시철도 2호선 공사 구간을 우회하는 도로를 운전자들에게 알려줄 수 있게 지도 제작 때 반영하도록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인천도시철도건설본부 공사시설부 이순붕 건설1팀장은 “공구별로 공사 전후 교통량을 조사, 분석해 우회도로 일방통행 차로운영방안 등 단기 교통대책을 세우겠다”며 “모니터링과 시뮬레이션을 통한 장기 교통대책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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