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유출학원 ‘문제 도용’ 피소

  • Array
  • 입력 2010년 2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美 어학원 “저작권 침해” 작년 10월 고소…

서울 강남의 SAT 전문학원 R어학원이 사용한 강의 교재 아래편에 ‘ⓒ 2005 ELITE EDUCATIONAL INSTITUTE’라는 엘리트 학원 저작권 표시가 지워지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다.
서울 강남의 SAT 전문학원 R어학원이 사용한 강의 교재 아래편에 ‘ⓒ 2005 ELITE EDUCATIONAL INSTITUTE’라는 엘리트 학원 저작권 표시가 지워지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다.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문제를 유출한 강사가 속한 서울 강남의 R어학원이 지난해 10월 미국 유명 SAT 학원의 문제를 무단으로 복제해 사용한 혐의로 고소를 당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미국의 유명 SAT 어학원인 엘리트 에듀케이션은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검에 “R어학원이 지난해 7, 8월 여름 특강 기간에 허가 없이 엘리트가 제작한 ‘SAT 영어교재’ 등을 그대로 복사해 사용했다”며 저작권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엘리트 측이 검찰에 제시한 증거 자료를 보면 R어학원이 사용한 강의 교재에는 ‘ⓒ 2005 ELITE EDUCATIONAL INSTITUTE’라는 엘리트 학원 저작권 표시가 미처 지워지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다. 이에 대해 R어학원 측은 수사 과정에서 “강사인 손모 씨(38)가 독자적으로 구해 쓴 것일 뿐 학원과는 관계가 없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SAT 스타 강사인 손 씨는 지난해 12월 R어학원 측과 재계약 문제로 납치를 당한 당사자이며, 지난달 중순 SAT 문제 유출 사건이 불거지자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최근 귀국했다.

본보 1월 30일자 A10면 참조 ▶SAT 잇단 유출 강남 어학원 ‘족집게 강사’ 납치도 드러나

엘리트 측은 “지난해 고소 당시 R어학원의 교재 30여 권에 엘리트 교재가 무단으로 도용되고 있으니 신속히 압수수색을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4개월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답변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수사팀 관계자는 “다른 사건이 너무 많은 데다 담당 경찰이 중간에 바뀌어 사건 처리가 늦어졌다”며 “가능하면 이달 안에 기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美도피 SAT강사 귀국… 경찰 출두
학원대표와 ‘납치’ 대질신문▼

학원 관계자들에게 납치됐다 풀려나 미국에 도피 중이던 SAT 스타강사가 귀국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지방경찰청은 8일 학원 재계약을 거부하다 R어학원 대표 박모 씨(40) 등에게 납치됐다 풀려나 미국에 도피 중이던 이 학원의 유명 SAT 강사 손모 씨(38)가 귀국해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손 씨와 박 씨를 따로 불러 각각 조사한 뒤 이날 오후 4시경 두 사람을 한자리에 불러 대질신문을 했다. 경찰은 학원 대표인 박 씨가 납치에 직접 가담했거나 납치를 지시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혐의가 입증되면 박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 등 R어학원 관계자들은 지난해 12월 중순경 손 씨가 학원 재계약을 거부하자 경기 안성시의 별장으로 끌고 가 수차례 폭행하고 협박해 재계약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손 씨는 SAT 작문 분야의 스타강사로 학원을 옮길 때마다 1000∼2000명의 수강생을 몰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