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가거도 멸치잡이 노래’ 한자락 들어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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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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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처리장에 전수관 건립
내년 5월 완공 관광자원 활용


전남 신안군 가거도 폐기물처리장 조감도. 사진 제공 신안군
전남 신안군 가거도 폐기물처리장 조감도. 사진 제공 신안군
“든 물에 한배 썬 물에 한배 매일 저녁 두 배씩 잡았구나. 지화자 좋네. 에헤 어헤 어허 어하오….” 전남지방무형문화재 제22호인 가거도 멸치잡이 노래 중 일부다. 이 노래는 뱃노래와 멸치를 잡을 때 부르는 노래(노동요)가 복합된 민요로 독특한 가창 형태를 지니고 있다. 가락이 시나위조여서 남도민요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국토 최서남단인 전남 신안군 가거도에 들어서는 폐기물처리장이 가거도 멸치잡이 노래를 들려주는 관광자원으로 활용된다. 신안군은 가거도 1구에 생활폐기물을 처리하는 농어촌 폐기물 종합처리장과 연계해 가거도 멸치잡이노래 전수관을 건립하기로 했다. 군은 23억 원을 들여 3월 폐기물처리시설 공사를 시작해 내년 5월 완공할 계획이다. 전수관 및 공연장은 배 모양으로 옥상 240m²(약 72평)에 150석 규모로 마련된다. 공연장에서는 가거도 멸치잡이 노래 기능 보유자 2명을 비롯해 주민 20여 명이 공연을 한다.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인식돼온 폐기물처리장에 노래 전수관이 들어서게 된 것은 폐기물 처리시설을 활용하려는 창의적인 생각에서 비롯됐다. 군은 당초 용량이 작아 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소형 소각로를 대체할 종합처리장만 건립할 예정이었다. 군은 시간당 190kg을 소각할 수 있는 최신 시설의 소각로 등을 갖춘 900m²(약 272평) 규모의 처리장을 짓기로 했으나 콘크리트 구조물로 건립될 처리장 옥상을 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와 논의 끝에 옥상에 천막 형태의 전수관을 건립하기로 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생활쓰레기로부터 청정해역을 지키기 위해 건립되는 쓰레기처리장에 가거도 주민의 애환을 담은 멸치잡이 노래 전수관이 들어서면 가거도의 새로운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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