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男보란듯’ 피부미용계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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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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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늦깎이 대학생 대구보건대 문정빈 씨
자격증 8개 획득… 내달 美산업체 연수도


“남자로서 세계 최고의 피부미용사가 되고 싶어요. 장래성이 있고 적성에 맞는 분야를 선택해 전문성을 쌓는 게 성공의 지름길 아닌가요.”

여성들의 전문 분야로 알려진 피부미용에 늦깎이 남자 대학생이 도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대구보건대 뷰티코디네이션과 2학년에 재학 중인 문정빈 씨(30·사진)는 2008년 12월 피부미용사 국가자격증을 취득했다. 이어 발 관리, 메이크업, 네일 1급과 2급, 두피클리닉, 칼라코디네이터 등의 자격증을 취득한 문 씨는 최근 피부미용 분야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시데스코(CIDESCO) 국제피부관리사 시험에도 합격했다.

그의 미용 관련 자격증은 8개나 된다. 또 그는 다음 달 초 이 대학 뷰티코디네이션과 여학생 등 6명과 함께 1년 과정으로 대학 측의 지원을 받아 미국 뉴욕에 있는 산업체와 미용전문 교육기관 등에서 연수를 할 예정이다. 그는 “미국 뉴저지 주에 있는 한인미용협회 회원들이 운영하는 피부미용업소 등에서 기본적인 테크닉을 배울 것”이라며 “시데스코 자격증을 따기 위해 유럽 지역의 섬세한 미용 테크닉을 배웠는데 이번에는 미국에서 성행하는 미용 기술을 익혀 유럽과 미국 미용 기술의 장점을 접목해 국내에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수 후에는 현지에서 피부미용 분야 미국 국가 자격증을 딴 뒤 현지 취업도 시도할 계획이다. 그가 피부미용 분야에 발을 디딘 것은 피부과 의사인 친형의 조언 때문이었다. 지역의 한 사립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기도 한 그는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던 중 형이 ‘앞으로 10∼20년 후에는 피부미용사들이 의사에 준하는 대우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해 진로를 피부미용 분야로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피부미용이 적성에 맞고 너무 재미있는 데다 장래성도 있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진로를 결정한 뒤 ‘남자가 왜 피부미용사가 되려고 하느냐’며 주변에서 만류하는 분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열심히 한번 해보라’며 격려했습니다. 등과 관절 등 상당한 힘을 필요로 하는 피부 관리에는 남성이 더 유리한 것 같고 여성이 갖지 못한 남성적인 감각을 제대로 발휘하면 여성보다 훨씬 두각을 나타낼 수도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는 “화장품학, 피부학, 해부생리학 과목 등의 수업이 낯설었지만 이론 수업을 한 뒤 바로 실습을 할 수 있어 퍽 흥미로웠다”며 “인체 근육의 형태와 생물학적 조직의 특성을 공부하며 단순히 피부미용 분야를 넘어 ‘사람’에 대해 진지하게 공부하는 기회도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재학 중 자격증을 취득하고 각종 대회에도 나가 상도 많이 받았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공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를 지도하고 있는 이 대학 뷰티코디네이션과 최경임 교수는 “세계 최고의 피부미용사가 되기 위해 분명한 목표를 갖고 평생 직업에 도전하는 제자의 자세가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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