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태양처럼 다시 일어서라” 불탄 향일암 2만 인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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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년 첫 해돋이처럼 화마 딛고 힘차게 일어나세요.”

1일 오전 7시 36분 전남 여수시 돌산읍 금오산(해발 254m) 중턱에 있는 향일암 앞바다에서 장엄한 태양이 솟아올랐다. 태양은 수평선에 낀 옅은 구름을 뚫고 붉은빛을 쏟아냈다. 해돋이를 기다리던 2만 명(사진)은 순간 일제히 환호하며 각자의 새해 희망과 소원을 빌었다. 예년에는 3만2000여 명이 찾았으나 화재로 올해는 크게 줄었다.

향일암 밑 임포마을에서는 전날부터 소원 편지쓰기, 소망 실은 풍선 날리기 등 각종 기원행사가 진행됐다. 1000여 명이 쓴 소원 편지에는 ‘화재로 잿더미가 된 향일암 대웅전 복원과 2012 여수세계박람회 성공을 기원한다’는 내용의 글이 담겼다. 김정균 임포상가번영회장(42)은 “향일암 화재로 낙담했지만 강추위에 큰 눈까지 내린 악조건에도 많은 사람이 향일암을 찾아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류성인 여수시 문화예술과장은 “각계각층에서 향일암 복원에 동참하고 있다”며 “여수세계박람회가 열리기 전까지 향일암을 복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여수=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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