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 수놓은 초대형 흑두루미 아시나요

  • Array
  • 입력 2009년 11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9일 전남 순천시 순천만 들녘에 흑두루미 한 쌍이 날고 있다. 황금색 논 가운데 심어진 검정 찰벼가 흑두루미 암수 한 쌍이
사랑의 비행을 하는 모습(경관)을 그려내고 있다. 이 흑두루미 경관 논은 다음 달 10일 추수를 하게 된다. 사진 제공 순천시
9일 전남 순천시 순천만 들녘에 흑두루미 한 쌍이 날고 있다. 황금색 논 가운데 심어진 검정 찰벼가 흑두루미 암수 한 쌍이 사랑의 비행을 하는 모습(경관)을 그려내고 있다. 이 흑두루미 경관 논은 다음 달 10일 추수를 하게 된다. 사진 제공 순천시
검은색 찰벼 심은 ‘경관농업’
관광객 늘고 지역경제 활력


9일 전남 순천시 해룡면 용산전망대. 새 둥지를 닮은 100m²(약 30평) 크기의 전망대에 서면 끝없이 펼쳐진 순천만 갯벌과 갈대밭, 농경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2800ha(약 840만 평)의 갯벌과 갈대밭에서는 흑두루미 300여 마리가 힘차게 날아올랐다. 바로 옆 농경지에서는 엄청난 크기의 흑두루미 암수 한 쌍이 비행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순천 시민들이 7ha(약 2만 평)의 논에 검은색 찰벼로 흑두루미가 비상하는 모습을 만든 것. 황금색으로 익은 일반 벼 가운데 검은색 찰벼를 심어 볼거리를 제공하는 일종의 ‘경관 농업’ 작품이다.

순천만 철새인 흑두루미와 친환경 농법으로 조성한 흑두루미 논은 자연과 공존하려는 순천시민의 땀이 묻어 있다. 순천만은 흑두루미, 고니, 혹부리 오리, 저어새 등 130여 종 4만여 마리가 찾는 철새의 낙원이다. 흑두리 영농단 농민들은 올 6월 농경지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측정한 뒤 흑두루미 모양의 깃발 2000개를 꽂았다. 이앙기로 깃발을 따라 찰벼를 심고 농업용 전봇대 280개도 뽑아냈다. 농민들은 농약을 일절 쓰지 않고 벼를 재배했다.

순천만 경관농업은 다양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철새들은 지푸라기가 깔린 ‘철새 쉼터’에서 벼 알곡을 먹을 수 있다. 농민들은 친환경 쌀을 수확해 판매할 수 있다. 올해 날아온 흑두루미가 지난해보다 늘어나는 등 생태계도 건강해지고 있다.

관광객들은 순천만 천혜의 환경과 빼어난 경관농업 장관을 함께 보고 즐길 수 있다. 이로 인해 관광객도 크게 늘어나 2006년 60만 명이던 순천만 관광객이 올해는 26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순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