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초중고 42%가 수저없이 급식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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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장들 “학생들이 수저 직접 챙겨 비위생적… 학교가 관리해야”

대구지역 초중고교생 가운데 학교급식 때 사용할 숟가락과 젓가락을 개인적으로 가방에 넣어 다니는 것이 전체의 절반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교육위원회 정만진 위원(54)은 21일 대구지역 427개 초중고교생 전체를 조사한 결과 등교할 때 ‘수저 지참’을 요구하는 학교는 179개교(42%)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초등학교는 214개교 중 59곳(28%), 중학교는 122개교 중 68곳(56%), 고교는 91개교 중 52곳(57%)으로 중고교가 초교에 비해 갑절이나 많았다. 교육청별로는 남부(달서구 남구), 동부(수성구 동구 중구), 서부(서구 북구), 달성교육청(달성군) 순으로 수저 지참 요구 학교가 많았다. 19일 열린 시교육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문제가 거론되자 교육장들은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수저를 가지고 등교하는 것보다 학교에서 소독을 하여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위생적”이라고 답했다. 한 교육위원은 “수저를 잘 관리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며칠씩 가방에 넣어 다니며 대충 휴지로 닦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대구 동구의 한 중학생 학부모는 “아침마다 아이 수저를 챙겨 보내니 꼭 배급을 타먹는 듯한 느낌이 든다”며 “학교에서 학생들의 수저를 위생적으로 관리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학생들에게 끓인 물을 제공하는 학교는 초교가 85%인 데 비해 중학교는 49%, 고교는 43%였다. 나머지는 개인적으로 마실 물을 집에서 가져오게 하거나 학교 정수기를 이용하고 있었다. 정 위원은 “정수기 물은 수돗물보다 질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있으므로 반드시 끓인 물을 먹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수저 지참과 끓인 물 사례만 보더라도 학교가 학생들의 위생과 건강에 매우 둔감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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