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감염 막자” 단체생활 학생 우선 접종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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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등 고위험군은 감염률 낮아 4순위로
■ 접종 순위 어떻게 정해졌나

정부가 발표한 접종 우선순위는 의료진 다음이 초중고교생이다. 만성질환자와 65세 이상 노인 등 고위험군은 4순위로 밀렸다. 8월 28일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신종 플루 종합대책’을 발표할 때 순위는 ‘의료진-임신부, 영·유아-고위험군-학생’의 순이었는데 약간 바뀌었다.

지금까지 신종 인플루엔자로 사망한 20명 가운데 고위험군은 17명이었다. 그런데도 우선순위가 가장 낮았던 학생을 의료진에 이어 2순위 접종 대상자로 정한 것은 신종 플루의 확산을 막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고위험군은 감염률이 낮은 대신 감염될 경우 사망률은 높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감염부터 차단하자는 것이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학교에서 감염된 학생들이 집에 돌아가 노약자와 만성질환자 가족에게 전염시키지 않도록 하자는 게 정부의 정책이다”라며 “이런 점 때문에 일본과 미국, 캐나다도 학생들을 우선접종 대상자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노인이 후순위로 밀린 것에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일본을 뺀 모든 나라가 노인을 우선접종 대상자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많은 감염의학 전문가도 이 본부장의 의견에 동의한다. 학교라는 밀집된 공간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집단감염 전파 속도가 빠른 데다 아이들 대부분이 건강해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는 것. 실제 신종 플루 감염자의 72%가 19세 이하 학령기 청소년과 어린이다.

임신부는 당초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3순위 접종 대상이 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임신 뒤 호흡기와 면역체계에 변화가 생겨 체내 방어력이 크게 약해진다”며 우선접종을 권하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신종 플루에 감염되면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만성환자까지 4순위에 둔 것은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미국, 일본, 캐나다, 영국 등 예방접종 대상자를 정한 대부분의 나라는 만성질환자를 우선접종 순위에 두고 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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