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조카 6년 성폭행 ‘인면수심’ 부부에 중형

  • 입력 2009년 10월 13일 14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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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외삼촌 징역13년, 외숙모 징역3년 선고

허모 양(19)은 2002년 당시 12살의 나이에 어머니를 잃고 홀로 남겨졌다. 아버지가 경제력이 변변치 않자 외삼촌인 임모 씨(42)가 "내가 조카를 거두겠다"고 나섰고 허양은 외삼촌의 집에서 함께 살게 됐다.

하지만 그것은 불행의 시작이었다. 임 씨는 허 양과 같이 살게된 지 1년여가 지나 중학교에 입학하자 "외삼촌과의 성관계는 일종의 '프로젝트'로 중요한 일"이라며 "네 어머니가 죽은 뒤 너는 고아원에 보내졌어야 했다"고 협박해 그녀를 성폭행했다. 그는 "이 일이 밝혀져도 너와 나는 모두 죄인이기 때문에 모두 다같이 처벌을 받을 것"이라며 "아무에게도 알려서는 안 된다"라고 협박해 허 양이 신고는 물론이고 친지들에게도 아무 사실을 알리지 못하게끔 만들었다. 임 씨의 부인이자 허 양의 외숙모인 이모 씨(39)도 남편 못지않았다. 우연히 남편의 행태를 목격한 이 씨(39)는 도리어 허 양에게 "옛날부터 근친 간에 성관계를 해왔으니 다 괜찮다"라고 설득하는 등 남편을 도왔다.

임 씨는 그렇게 2003년부터 6년여 간 수시로 집이나 콘도 등지에서 허 양을 성폭행하거나 강제 추행했다. 이 때문에 허 양은 2번이나 임신중절수술을 받아야 했고 고통을 이기지 못해 몇 차례 자살을 시도했다.

북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상철)는 성폭력범죄처벌법(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등)혐의로 구속 기소된 임 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임씨의 아내 이모 씨(39)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반성하기는 커녕 성관계가 합의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외숙모 이 씨에 대해서는 "범행에 적극 가담하는 반인륜적 행위를 저질러 비난받아 마땅하나 어머니가 암으로 투병 중이고 '외숙모가 사촌동생(이들 부부의 딸)을 돌봐야 한다'며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해 준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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