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허리아파 두충주 담가 먹어봤죠”

  • 입력 2009년 8월 26일 06시 17분


청송두충주 개발 조남기 씨 한방효과 FDA서도 인증

“오래 아파 본 사람이 의사지유.”

농사만 짓던 70대 농부가 20여 년의 연구 끝에 한방치료 효과를 가진 술을 개발해 화제다. 주인공은 대전 동구 상소동에서 ‘청송 두충주’ 주조공장을 운영하는 조남기 씨(72).

조 씨가 ‘청송 두충주’라는 술을 개발한 것은 스스로 병을 앓아본 경험에서다. 1985년 농사일을 하다가 허리를 심하게 다쳤다. 거동조차 못해 2년간 치료를 받았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러다 우연히 두충나무가 좋다는 얘기를 듣고 술을 담가 먹었는데 아팠던 허리가 감쪽같이 나았다고 한다. 조 씨는 이때부터 ‘한방민의학’ ‘신비한 두충요법’ 등 두충나무의 효능과 허리 치료에 관련된 서적을 탐독하며 자신만의 두충주 제조 비법을 개발했다.

그는 “두충주가 단지 허리뿐 아니라 정력 증강, 혈액 순환 증진, 관절염 개선에도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2004년 미국식품의약국(FDA)에 검사를 의뢰해 받은 효능 인증서를 보여줬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청과 대전대 한의대에서 염증 저감 효능 인증도 받았다.

조 씨가 개발한 술은 약간 씁쓸하면서도 뒷맛이 개운한 알코올 도수 20도의 약용주. 개발 초기엔 요통 신경통 관절염 등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무료로 나눠줬으나 치료 효능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제는 판매까지 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전 동구청에서 우수 농수산물 홍보 및 판로 개척 품목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조 씨는 최근 정부가 주세법을 개정하고 전통주를 되살리기 위한 정책을 적극 검토하자 또 한 번 날개를 펼 준비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주조 관련 법률을 몰라 벌금도 내고 제재도 많이 받았으나 ‘병을 고치게 해줘서 고맙다’는 편지가 잇따라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조 씨는 지난 10여 년 동안 음용자들에게서 받은 편지 뭉치를 보여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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