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쓰고… 몰아쓰고… ‘예산 땡처리’ 여전

  • 입력 2009년 8월 7일 02시 59분


작년 중앙부처 8431억 전용

특별교부세 용도외 집행도

지난해 정부 부처의 결산을 분석한 결과 예산을 원래 배정된 사업에 쓰지 않고 다른 사업에 전용하는 ‘예산 돌려쓰기’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인 11, 12월에 집중적으로 예산을 집행하는 ‘예산 몰아쓰기’ 행태도 되풀이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은 국회예산정책처가 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재철 위원장에게 제출한 ‘2008 회계연도 결산분석 보고서’에서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예산 전용은 연말에 많이 이뤄졌다. 이는 각 부처가 쓰지 않고 남은 불용(不用)예산을 줄여 다음해 예산 삭감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지난해 41개 정부부처의 예산전용액 8431억 원 중 절반가량인 4262억 원이 11, 12월에 집행됐다. 예산전용을 가장 많이 한 부처는 교육과학기술부(1542억 원)였으며 방위사업청(1359억 원) 국방부(867억 원) 보건복지가족부(825억 원) 순이었다. 교과부는 전체 전용액의 87%인 1346억 원을 11, 12월에 썼다. 방사청(995억 원·73%) 국방부(698억 원·80%)에서도 대부분의 예산 전용이 연말에 이뤄졌다.

지방자치단체가 행정안전부로부터 특별교부세를 받은 뒤 이를 지정된 용도에 사용하지 않고 다른 곳에 사용하는 ‘용도 외 집행’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결산 분석 결과 부산 북구는 특별교부세 3억 원을 당초 신청한 용도가 아닌 다른 곳에 썼고, 전북 전주시는 특별교부세 2억5000만 원을 원래 신청한 용도 대신 콘도 회원권을 사는 데 쓴 것으로 파악됐다. 또 같은 사업에 대해 해마다 본예산이 아닌 일반예비비가 집행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당초 본예산 규모를 적정하게 편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예산정책처 관계자가 설명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