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8000만달러 다단계 금융사기

  • 입력 2009년 6월 11일 02시 55분


在美 한인-대만인 등 500여명 상대 “고수익 보장” 속여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거주하는 한국계 미국인 2명이 현지 한인사회 및 한국, 대만 등의 투자자 500여 명을 상대로 8000만 달러(약 999억 원) 규모의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 행각을 벌이다 금융사기 혐의로 적발됐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캘리포니아 주 댄빌에 사는 손모 씨(37)와 캘리포니아 주 로스앨터스에 거주하는 정모 씨(46) 등 두 사람을 금융사기 혐의로 고발했다고 보도했다.

SEC에 따르면 손 씨 등은 ‘SNC 자산관리’와 ‘SNC 인베스트먼트’라는 투자회사를 운영하면서 “외환거래를 통해 연평균 36% 수익률을 보장해 주겠다”며 투자자로부터 거액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한인신문에 광고를 내고 한인사회에 의도적으로 소문을 퍼뜨리는 방법으로 투자자를 끌어 모았다고 덧붙였다.

손 씨 등은 나중에 투자한 사람의 돈으로 초기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전형적인 폰지 사기 수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외환거래 실적을 위조해 투자자들에게 가짜 월간 수익 결산 보고서를 제공하기도 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고객 돈 가운데 2200만 달러를 해외 계좌로 빼돌렸으며 손 씨 주택의 담보대출 상환에도 회사 돈을 지출했다고 SEC는 설명했다. 이어 투자금 일부가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손 씨 부인의 월급으로 사용됐다며 법원에 두 사람의 개인재산 및 투자회사 재산을 즉각 동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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