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을 女幸도시로” 남녀 ‘화장실 차별’ 없앤다

  • 입력 2009년 4월 30일 02시 57분


女화장실 변기수 대폭 확충
여성 전용 주차장 늘리고, 골목길 CCTV-보안등 추가

서울시가 ‘여성이 행복한(여행)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서울시는 2007년부터 추진 중인 여행(女幸) 프로젝트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29일 발표했다. 시는 국실별로 추진해온 여행 프로젝트를 라진구 행정1부시장을 팀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통합을 추진하는 한편 올해 127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30개 과제를 본격 시행하기로 했다.

○ 화장실 앞 줄서기 풍경 사라진다

시는 남자화장실 변기 수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여자화장실의 변기 수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시에 따르면 서울시내 여자화장실의 변기 수는 3만1549개로 남자화장실의 60%에 불과하다. 시는 여자화장실 변기를 2009년 3100개, 2010년 3800개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장기적으로 남녀 변기 수의 비율을 1 대 1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또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주차장도 대폭 개선된다. 시는 현재 4929면에 불과한 여성 전용 주차면을 대폭 확대해 시내 1774개 주차장에 5만1129면의 여성 전용 주차면을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 김경호 교통기획관은 “접근성, 안전성 확보를 위해 여성 전용 주차면은 승강기와 근접하고 폐쇄회로(CC)TV 설치가 쉬운 곳에 만들기로 했다”며 “여성 전용 주차면이 마련된 주차장의 조명 밝기를 높이고 화장실 편의시설도 대폭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늦은 밤 여성이 안전하게 귀가하는 것을 돕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시는 골목길, 이면도로 등에 CCTV 1707개, 보안등 2만2032개를 추가 설치하고 지하보도에는 비상벨을 설치해 응급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3만 대가 운행 중인 여성 콜택시도 3만5000대로 늘어난다.

○ 엄마를 행복하게

일하는 엄마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학교급식 도우미’도 대폭 확대된다. 시는 서울시내 275개 학교에 5660명의 학교 급식 도우미를 배치해 자녀를 둔 여성들의 급식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또 보육 문제 해결을 위해 1125개를 운영 중인 ‘서울형 어린이집’도 2395개로 대폭 늘릴 예정이다. 서울형 어린이집은 시가 인건비의 30∼80%, 보육료 수입의 10%를 지원해 주는 민간 보육시설로 학부모들은 국공립 보육시설 수준의 보육료만 내고 이용할 수 있다. 시는 서울형 어린이집을 확대하는 한편 3세 아동은 월 5만2000원, 4세 아동은 월 6만6000원 수준으로 보육료를 낮추기로 했다.

시는 또 올해 SH공사가 건립하는 신내2지구 1326채와 은평2지구 2092채를 ‘여행아파트’로 조성한다. 주부들의 생활 편의를 돕기 위해 원심형 음식물 탈수기, 발코니 방범 시스템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시는 새롭게 조성되는 여행화장실, 여행주차장, 여행아파트 등의 시설에 ‘여행 인증마크’를 부착해 지속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서울시 조은희 여성가족정책관은 “여성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줄일 수 있는 현장형 정책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여행 프로젝트는 여성에게만 도움이 되는 정책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해지고,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