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獨 하노버에서 꽃피운 ‘科技 대전’

  • 입력 2009년 4월 28일 06시 47분


산업박람회 대거 참여

KAIST 지능로봇 호평

“유럽 한복판에서 열리는 산업박람회의 주인공이 마치 한국, 그것도 대전 같습니다.”

20일부터 24일까지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2009 산업박람회’. 49만 m²에 조성된 27개 전시관은 각국 관람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1947년 시작된 하노버 박람회는 올해로 62회째. 올해에는 61개국에서 6150개 업체가 참가했다.

한국은 올해 행사 개최의 동반 국가였다. 이 때문인지 박람회장 출입구와 각 전시관 입구, 대회장 내부를 운행하는 셔틀버스 등 곳곳에 한국 슬로건인 ‘Make it Work KOREA’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한국은 5600m² 규모의 전시관에 210개 기업과 연구소가 참가했다. 한승수 국무총리와 대기업 총수들이 잇따라 찾았고 대덕밸리 정부출연연구기관의 활동도 두드러졌다.

○ 에버와 휴보의 공연 현지 언론 찬사

21일 오후 2시(한국 시간) 박람회장 한국정부관 안에서는 판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국의 여성 로봇 ‘에버(EveR-3)’가 판소리에 맞춰 자유자재의 몸짓을 선보인 것. 템포가 빠른 대중가요 ‘흥부가 기가 막혀’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이어 KAIST가 개발한 지능로봇 ‘휴보’가 등장했다. 휴보는 오준호 KAIST 기계공학과 교수(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 소장)의 지시에 따라 관람객들과 악수를 하며 걷는 것은 물론 물건을 쥐고 흔들고, 대화까지 나눴다. 당장 세계 각국 언론들의 취재 경쟁이 벌어졌다. 박람회 조직위 소식지는 “관객들이 ‘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렵다’며 찬사를 보냈다”고 전했다. 오 교수는 “한국, 그것도 대전에서 만든 로봇이 세계시장에서 호평 받는 순간”이라며 감격했다.

○ 대전 소재 출연연 활약

대덕밸리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최문기)과 한국기계연구원(원장 이상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한문희),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김명수) 등이 참가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했다. 국제 산업박람회에 대덕밸리 내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대거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차세대 리소그래피 기술인 다층 나노 임프린트 장비 등 최신 연구 성과를 선보였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태양에너지, 해수 담수화 등 새로운 그린 에너지 기술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충남 천안에 있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국내 참가 출연연 중 가장 큰 규모인 9개 부스(108m²)를 열어 첨단섬유와 녹색연구개발 성과 등을 전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얼굴 인식, 화자 인식, 음원 추적, 휴먼 추적은 물론 감성 표현도 가능한 지능형 로봇 ‘포미(POMI)’를 선보였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인간의 두뇌나 심장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자기장을 측정해 기존의 자기공명영상(MRI) 장비보다 빠르고 정확한 검사를 할 수 있는 뇌자도 및 심자도를 전시했다.

○ 각종 양해각서 체결 잇따라

한국기계연구원은 박람회 기간에 독일 마이크로·나노 공정 및 소자 기술의 선두 주자인 ‘IMTEK’과 제조기술 협력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다. 한문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장도 유럽 최대 연구기관 중 하나인 독일 율리히 연구소와 연료전지 관련 공동연구를 위한 기술협력협정을 체결했다.

김명수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은 “세계 최대 규모,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하노버 산업박람회 참여가 한국의 기술력과 잠재력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하노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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