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아들 줘야 하니 돈 보내달라 전화”

  • 입력 2009년 4월 14일 03시 02분


박연차 진술… “100만달러 4일내 준비 요구”

檢, 盧고교후배인 前 시애틀총영사 소환조사

강금원 횡령 자금 50억원, ㈜봉화 유입 확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구속 기소)에게서 “2007년 6월 25일경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미국에 있는 아들에게 줘야 하니 100만 달러를 6월 29일까지 보내달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 본보 10, 11일자 A1면 참조
▶ 檢 “盧 600만달러 뇌물수수혐의 형사처벌”
▶ “盧 ‘100만 달러 보내라’ 직접 전화”

검찰에 따르면 노 전대통령은 정상문 당시 대통령총무비서관을 통해 이 돈을 전달받은 뒤 2007년 6월 30일 출국해 미국 시애틀을 거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열리던 과테말라로 갔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2007년 7월 1일 중간 기착지인 시애틀에 들렀을 때 당시 미국 샌프란시스코 스탠퍼드대에 유학 중이던 아들 노건호 씨를 만나 100만 달러를 건넸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당시 시애틀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총영사로 근무하던 노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후배이자 대통령의전비서관 출신의 권찬호 씨(52)가 100만 달러를 노 씨에게 전달하는 과정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13일 권 씨를 소환 조사했다. 이에 앞서 미국 체류 중 노 씨의 경호업무를 맡았던 경호관 이모 씨를 12일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노 씨가 노 전 대통령에게서 전달받은 돈을 유학비용 및 생활 자금으로 썼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또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 씨에게 송금한 500만 달러 중 일부가 투자된 조세회피지역 버진아일랜드의 ‘엘리쉬 앤 파트너스’사의 지분을 노 씨가 소유한 것으로 확인하고, 노 전 대통령이 500만 달러의 실소유주라는 박 회장의 진술을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본보 13일자 A1면 참조
▶ 檢 “500만달러 투자社 노건호 지분 확인”

노 전 대통령 측은 그동안 “노 전 대통령과 노 씨는 500만 달러와 무관하다”고 해명했었다.

검찰은 또 13일 연 씨가 박 회장에게서 500만 달러를 송금받을 당시 작성했다는 투자 계획서를 제출받아 진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 투자 계획서엔 박 회장의 서명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당초 노 전 대통령을 이번 주에 소환해 박 회장에게서 600만 달러를 받은 데 대해 조사할 방침이었으나, 노 씨와 연 씨, 권 씨 등에 대한 조사에 시간이 걸려 소환 시점을 다음 주로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구속)의 횡령 및 조세포탈 혐의를 수사 중인 대전지검 특수부(부장 이경훈)는 강 회장이 소유한 시그너스 골프장에서 횡령한 50억 원이 ㈜봉화로 흘러들어간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화는 “퇴임 후 마을의 숲과 생태를 복원하고 싶다”던 노 전 대통령의 바람에 따라 설립됐다.

검찰은 또 ㈜봉화의 자금 50억 원 중 30억 원이 노 전 대통령의 사저를 지은 건설회사 삼정에 투입된 정황을 포착하고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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