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언어영역/3월 모의고사 이후 언어학습법

  • 입력 2009년 3월 30일 02시 58분


다시 풀어보자, 모의고사… 내 ‘아킬레스건’을 찾아 보완하자

《서울시교육청 주관으로 실시된 3월 모의고사가 마무리되었다. 첫 모의고사 점수가 1년 간다는 말은 이후의 학습을 독려하기 위함일 뿐 100% 진실성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 4월부터 학습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성적은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있다. 모의고사는 자신의 위치와 취약점을 판단하고 학습계획 수립을 위한 기본 자료일 뿐이다. 따라서 점수에 연연하기보다는 현재 시점에서 취약점을 판단해 보완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이만기 엑스터디 언어영역 강사》

3월 서울시교육청 모의고사는 수능과의 상관관계가 6월이나 9월 평가원 모의평가보다 낮다. 참여하는 집단도 재학생에 국한되어 그야말로 진단평가적인 성격이 강하다. 모의고사는 그 내용에서 집중적으로 볼 만한 문항, 문제 유형, 출제 의도가 무엇인지를 분석해 자신의 부족했던 점을 반성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시험을 치르는 시간보다 복습하고 되새김질하는 시간이 몇 배 이상 길어야 한다. 수험생은 지금이라도 3월 문제지를 다시 보면서 듣기, 쓰기, 어휘, 어법, 읽기를 통틀어 틀린 문제에 대한 분석과 보완을 해야 한다.

모의고사 점수에 연연하지 마라

우선 11일 실시된 서울시교육청 모의고사의 출제경향을 보자. 이번 시험은 전체적인 문제 구성이나 유형은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유사했고, 문제와 지문의 수준은 대체로 평이했다. 그러나 문학에서 생소한 지문이 많이 출제되어 체감 난도는 높은 편이었다.

문학 제재에서는 두 편의 현대시, 한 편의 고전 시가를 묶은 시 복합 지문과 극이 출제됐다. 이는 2009학년도 수능과 같은 지문 구성이었다. 대부분 낯선 작품이었기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 학생이 많았다.

현대시는 기형도의 ‘바람의 집’, 이신의의 ‘단가(短歌)’, 현대소설은 한수산의 ‘타인의 얼굴’, 고전소설은 김소행의 ‘삼한습유’, 극은 이강백의 ‘비옹사옹’ 등을 출제했다. 현대 소설에서 작품 서술상의 특징을 물었던 19번, 극에서 주제의식을 고려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가를 물었던 34번, 고전소설에서 배경지식을 통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지를 물었던 40번 문항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문제가 비교적 평이했다. 즉 작품은 낯설었지만 문제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이번 시험에 나온 작품은 실제 수능에 출제되기 다소 어려운 것들이었다. 따라서 수능을 준비해야 하는 고3 수험생들은 1, 2학년에서 출제된 다음 작품을 학습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비문학은 지문 길이는 그다지 길지 않으나, 일부 제재의 경우는 내용이 다소 어려워서 독해가 쉽지 않았다. 정답률도 문학보다 비문학 제재가 더 낮았다. 특히 철학적 사유와 텍스트의 관계를 다룬 인문 제재의 독해가 까다로웠다.

수험생들은 인문, 언어, 과학, 사회, 예술 등의 비문학 지문에서 한 문제 이상 곤란함을 겪었다. 지문당 1개 이상의 고난도 문항이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인문, 언어 지문의 경우 거의 모든 문항이 어려웠다고 느낀 학생이 많았다. 이는 수험생들이 탄탄한 배경지식은 고사하고라도 기본적인 독해 실력도 없었음을 입증한다.

비문학은 제재에 상관없이 독해능력을 길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풍부한 어휘력과 적절한 배경지식, 논리적 사고능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본인의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다양한 글을 접하면서 처음에는 시간에 구애를 받지 말고 소문단별 주제를 찾는 연습을 하도록 한다. 그리고 차차 시간에 맞추어 가는 것이 좋다.

이번에 비문학에서 어려움을 겪은 수험생은 욕심을 부리지 말고 1, 2학년 모의고사에 출제된 비문학 지문을 이용해 독해연습을 하는 편이 좋다.

모의고사로 자신의 취약점을 찾아라

앞의 분석은 어디까지나 전체적인 경향을 뜻한다. 개인별로는 어려운 제재나 틀린 문항이 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남들이 틀리고 나는 맞았다고 해서 그 문항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다른 사람이 틀린 이유를 알고,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다음은 이번 시험의 정답률 현황을 파악해 가장 낮은 정답률을 보인 문항부터 차례로 정리한 것이다. 주로 비문학에 집중되어 있고 ‘적용하기’ 등 고차적인 사고력을 요하는 문항이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더불어 수험생들은 언어 제재와 ‘어휘·어법’에서 취약점을 보이고 있다.

이번 모의고사 성적표에 찍힌 문항별 난도 분석을 보면서 자신의 취약점을 파악했다면 이제 보완에 나서야 한다. 보완의 원칙은 무엇일까?

교과서로 돌아가라

듣기에 약한 학생은 EBS FM의 ‘고교 국어 듣기’를 통해, 쓰기에 약한 학생은 [작문] 교과서나 평가원, 시도교육청 모의고사 문제 학습을 통해 만회해야 한다. 어휘·어법에 약한 학생은 [국어(상, 하)] 교과서의 ‘알아두기’나 ‘부록’을 반복 학습하면서 개념부터 접근해야 한다.

문학에 약한 사람은 18종 [문학] 교과서를 이용해 장르를 먼저 학습한 뒤 장르별 접근법을 익혀야 한다. 비문학에 약한 사람은 [독서] 교과서로 꼼꼼하게 주제를 찾는 연습을 해야 한다.

너무 많은 문제를 풀지 마라

요즘 수능 언어는 대체로 평이하지만 추론적, 비판적, 창의적 사고 문제를 꾸준히 출제하고 있다. 더불어 상위권 변별을 위해 지문당 1개 정도 고난도 문항을 출제하고 있다. 이런 고난도 문항은 많은 양의 문제를 푼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들이 아니다.

지문 속에서 근거를 찾고 답지를 분석하여 정답을 찾아야 한다. 틀린 문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답과 오답의 이유를 반드시 알고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르적 지식이나 어휘력, 교과 지식을 익혀 지문을 분석하고, 주제를 찾으며, 이를 다른 사례에 적용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문제풀이 연습은 그 다음이다. 경험으로 볼 때 모의고사 때 틀린 문항을 실제 수능에서 틀리는 경우가 많다. 공부는 양만큼 질도 중요하다. 문제풀이는 시간(문항당 약 1분 20초)을 정해 풀고 계속 복습한다.

‘적용하기’는 독해능력이 좌우한다

최근에는 제시된 개념이나 원리를 여러 상황에 적용하는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있다. 이러한 유형의 문제는 수험생들의 심화된 읽기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난도가 높은 편이다. 적용하기 문제는 주제의 동일성, 초점의 동일성에 기반하고 있다. 따라서 주제를 파악하지 못하면 적용하기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이번 시험에서도 많은 수험생이 적용하기 문제에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것은 독해가 철저하지 않아 주제를 잘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이 <보기> 형태의 자료나 시각적 자료·도식화 자료 등이 나오면 어려워하는 것도 독해가 잘 안되어 벌어지는 일이니 독해능력을 길러야 한다.

어법능력을 강화하라

어휘·어법 문제는 단독 문항인 11, 12번 이외에도 제시문을 기반으로 종종 출제된다. 수험생들은 [문법] 교과서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한글맞춤법’은 물론 [국어(상, 하)]에 들어 있는 기본적인 문법사항을 반드시 학습해야 한다.

이 제재는 한번 학습하면 ‘원리 해설⇒사례 적용’, ‘용례 추출⇒ 같은 사례 파악’ 등 공식처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학습효율성이 가장 높다. 또 이 부분은 쓰기 제재의 ‘고쳐 쓰기’ 관련 문항과도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그러므로 5월 이내에 어법을 완결지어 놓아야 한다.

시기별, 수준별 학습 전략

4월까지를 전반기, 5∼7월을 중반기, 8월 이후를 후반기라고 하면 전반기엔 어느 수준을 막론하고 한 문제 한 문제를 꼼꼼히 푸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문제집의 정답해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 시기에는 답지를 먼저 보지 말고 스스로 생각해서 문제를 풀도록 연습한다.

중반기에 중·하위권은 고전(古典)에 집중하거나 적절한 참고서를 선택해 전반기와 같은 방법으로 학습한다. 그렇다고 특정 제재만을 집중적으로 파는 것은 금물이다. 항상 제재는 골고루 다루어야 한다.

반면 상위권은 6월 중순 이후에는 듣기를 병행하는 실전 문제풀이에 돌입해도 된다.

1주일에 한 개 정도의 모의고사 문제를 시간에 맞추어 푸는 것도 좋다. 물론 오답에 대한 정리는 분명해야 한다.

후반기에는 모두 지난 2년간 실시된 평가원, 교육청 모의고사 문제를 다시 검토하거나 실전 문제풀이(듣기 포함)에 집중해야 한다.

후반기에는 질뿐만 아니라 풀이의 양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 시기에는 반드시 EBS 교재에만 실린 문학 작품을 선별·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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