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덕밸리 이야기<26>외국 R&D센터들

  • 입력 2009년 3월 19일 06시 17분


파란 눈의 과학두뇌, 기술융합 ‘어깨동무’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에는 국내 최고의 과학두뇌들이 모여 있다. 하지만 연구는 국내 연구자끼리만 이뤄지지 않는다. 파란 눈의 외국인 연구자들이 국경을 넘어 협력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단지 내 연구원과 외국의 유명 연구소가 공동으로 설립한 ‘외국 연구개발(R&D) 센터’는 과학기술을 공유할 뿐 아니라 이를 토대로 신제품 개발의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캐번디시-노샛 등 8곳 한국과 공동연구 진행

뇌파-생명공학-위성 등 신제품 개발기대 높여

▽외국 R&D 센터 잇단 설립=대덕연구단지의 첫 외국 R&D 센터는 2004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캐번디시 연구소가 KAIST와 함께 세운 ‘캐번디시-KAIST 공동연구협력센터(CKC)’다. 캐번디시 연구소는 기초 분야의 세계적인 연구기관으로 전자파이론을 제창한 맥스웰, 전자를 발견한 톰슨 등 지금까지 2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CKC는 세계적인 과학자와 국내 우수 과학자 간의 연구협력 창구 기능을 수행하며 나노전자학, 광전자학, 스핀전자학, 생물물리학 등 캐번디시의 강점 분야를 시작으로 점차 국내 전략 분야로 연구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2005년 대덕연구단지 한남대 대덕밸리 캠퍼스 내에 문을 연 ‘프로메가-한남 생명공학 교육연구센터’는 프로메가의 대표이사인 윌리엄 린턴 3세가 한남대 설립자인 윌리엄 린턴의 손자인 것이 공동연구의 계기가 됐다.

미국 위스콘신 주 매디슨에 위치한 프로메가는 연간 매출액이 1조 원이 넘는 굴지의 유전공학 및 생명의약 분야 다국적 회사. 린턴 3세는 2006년 한남대 개교 50주년 행사에 참석해 생명공학기술(BT) 분야의 교육과 연구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달 4일에는 북유럽 최대 공공연구기관인 핀란드 국립기술연구센터(VTT)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으로 연구센터를 열고 유비쿼터스 관련 응용기술 개발에 들어갔다.

▽다양한 연구 주제=미국 프레드허친슨 암연구소(FHCRC)와 생명공학연구원, 대전시가 공동으로 만든 ‘생명연-FHCRC 공동연구협력센터’는 암 초기진단용 고감도 진단 마커를 개발 중이다.

또 미국의 유망 뇌파연구 전문기업인 뉴로스카이와 KAIST가 개원한 ‘뇌과학기술응용 공동연구센터’는 인간의 뇌파 등 생체신호를 검출해 무선으로 전송하는 장치인 ‘뉴로 헤드셋’을 연구한다.

세계 최초로 위성수신기를 상용화한 위성솔루션 분야의 세계적 업체인 캐나다 노샛은 지난해 1월 본격 가동한 지 1년여 만에 ETRI와 공동으로 위성제어 부품의 생산 판매에 들어간 상태다.

외국 R&D 센터는 현재 8개지만 내년에는 두 자릿수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특구본부) 서두섭 홍보담당은 “입주 여부를 타진하고 있는 곳도 3, 4개에 이르고 있다”며 “모바일, 의료기기 등 대덕특구 내의 우수한 연구 인프라나 기업과 연계가 가능한 것이어서 기대도 높다”고 말했다.

외국 기업과 연구소가 꾸준히 유입되는 이유는 이곳에 정부출연 연구원과 기업들이 집적돼 기술 융합(Convergence)이 가능하기 때문.

특구본부 강계두 이사장은 “해외연구센터 유치는 장기적이고 세부적인 물밑작업이 선행돼야 하는 고난도 사업”이라며 “저탄소 녹색성장이 세계적인 추세인 만큼 선진국과 관련 공동연구센터 유치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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