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LEET/비교설명 요약형 공략법

  • 입력 2009년 3월 16일 02시 52분


《법학적성시험(LEET) 논술의 1번 문제는 두 가지 이상의 지문을 주고 이를 비교 요약하는 형태다. 전체 세 문항 중 가장 기본적인 유형이다. 분량이 적어 부담이 적은 편이지만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일단 이 문제를 푸는 데 40분을 넘겨선 안 된다. 이 부분에서 시간을 지체할 경우 전체적으로 고득점하기 어렵다. 주어진 지문을 빠르게 읽고 바로 핵심 요지를 찾아내 요약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또 분량 제한에 맞춰 꼭 필요한 내용만 서술해야 한다. 요약형 문제를 위해선 평소에도 적절한 어휘를 사용해 글의 내용 또는 자신의 생각을 요약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지문에 제시된 어휘를 부분적으로는 이용할 수는 있지만 지문의 문장을 통째로 쓸 경우 요약이 아닌 ‘인용’의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논리와 어휘로 압축적인 글쓰기를 해야 한다. 제 1회 LEET 논술 1번 문제를 살펴보며 비교 요약형 문제를 익혀 보자.》

■문제 1

제시문 (가)와 (나)를 논지의 차이점이 드러나게 요약하시오.

(400∼500자, 20점)

「(가) ‘놀라운 가설’에 따르면 당신 즉 당신의 기쁨과 슬픔, 당신의 기억과 야망, 당신의 자유 의지는 신경 세포, 신경 세포를 연결시키는 분자들 그리고 그 모두의 집합물의 행동에 불과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 앨리스라면 이렇게 말했을지도 모른다. “너는 뉴런들의 꾸러미에 지나지 않아.” 이 가설은 일반적인 통념과 너무 동떨어져 있어서 진정 놀라운 것이라 볼 수 있다.

‘놀라운 가설’이 이상해 보이는 한 가지 이유는 의식의 본성 때문이다. 철학자들은 특히 감각질(感覺質)의 문제―가령 붉은색의 붉은 느낌 또는 통증의 아픈 느낌과 같은 주관적 경험을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 왔다.

이것은 매우 난감한 문제다. 문제는 내가 아주 생생하게 지각하는 붉은색의 붉은 느낌이 다른 사람의 그것과 완벽하게 같은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사실에서 발생한다. 그렇다면 의식을 환원주의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는 난관에 봉착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붉은색을 보는 것과 상관된 신경 상태를 설명하는 것이 미래에도 불가능하다는 뜻은 아니다. 바꾸어 말해 만약 당신의 머릿속에서 특정 뉴런이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한다면, 그리고 오직 그 경우에만, 당신이 붉은색을 지각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설사 붉은색의 붉은 느낌이 설명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된다고 해도 당신이 내가 보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붉은색을 본다는 것을 우리가 확신할 수 없다는 말은 아니다. 만약 붉은색과 상관된 신경 상태가 당신의 뇌에서나 나의 뇌에서나 정확하게 같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당신도 내가 보는 것처럼 붉은색을 본다고 추론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그럴듯하다. 따라서 의식의 다양한 양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와 상관된 신경 상태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나) 의식에 대한 문제를 다룰 때에는 ‘쉬운 문제’와 ‘어려운 문제’를 구분하는 것이 유익하다. ‘쉬운 문제’란 다음과 같은 물음이다.

인간이 어떻게 감각 자극을 구별해 내고 그에 대해 적절하게 반응하는가? 두뇌가 어떻게 서로 다른 많은 자극으로부터 정보를 통합해 내고 그 정보를 행동을 통제하는 데 사용하는가? 인간이 어떻게 자신의 내적 상태를 말로 표현할 수 있는가?

이 물음은 의식과 관련되어 있지만 모두 인지 체계의 객관적 메커니즘에 관한 것이다. 따라서 인지 심리학과 신경 과학의 지속적인 연구가 이에 대한 해답을 제공해 줄 것이라고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어려운 문제’는 두뇌의 물리적 과정이 어떻게 주관적 경험을 갖게 하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이것은 사고와 지각의 내적 측면―어떤 것들이 주체에게 느껴지는 방식―과 관련된 문제이다.

예를 들어 하늘을 볼 때 우리는 생생한 푸름과 같은 시각적 감각을 경험한다. 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오보에 소리, 극심한 고통, 형언할 수 없는 행복감을 생각해 보라. 이러한 의식 현상들이야말로 마음에 관한 진정한 미스터리를 불러일으키는 것들이다.

최근 신경 과학과 심리학의 분야에서 의식과 관련된 연구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현상을 감안하면 그러한 미스터리가 풀리기 시작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오늘날의 거의 모든 연구가 의식에 대한 ‘쉬운 문제’를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환원주의자들의 자신감은 ‘쉬운 문제’와 관련된 연구가 이룩한 성과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그중 어느 것도 ‘어려운 문제’와 관련해서는 명확한 해답을 주지 못한다.

‘쉬운 문제’는 인지기능 또는 행동기능이 어떻게 수행되는가와 관계된다. 일단 신경 생물학이 신경 메커니즘을 적절하게 구체화하면서 어떻게 기능이 수행되는지를 보여주면 ‘쉬운 문제’는 풀린다. 반면에 ‘어려운 문제’는 기능 수행 메커니즘을 넘어서는 문제다. 설사 의식과 관계된 모든 행동 기능과 인지 기능이 설명된다고 해도 그 이상의 ‘어려운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을 것이다. 그 미해결의 문제는 이러한 기능의 수행이 왜 주관적 의식 경험을 수반하는가라는 것이다.」

●해설

위 글의 논제는 ‘인간 의식의 인지과정과 환원주의 여부’이다. 읽으면서 중요한 내용에 밑줄을 그어 논지의 핵심을 파악하자. 그런 다음 두 지문의 관점 차이를 드러내는 진술을 중심으로 내용을 요약 정리하면 된다. 다음의 예시 답안을 살펴보자.

「인간의 의식작용을 환원주의로 설명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제시문 (가)는 뇌의 신경세포을 연구함으로써 그 가능성이 열렸다고 평가하는 반면, 제시문 (나)는 의식과 관련된 인지 체계의 객관적 메커니즘 연구는 ‘쉬운 문제’에서만 가능하며 ‘어려운 문제’는 여전히 미해결로 남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시각의 차이는 인간 의식작용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가와 관련이 있다.

제시문 (가)는 인지 체계의 객관성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동일한 방식으로 붉은색을 본다’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누구나 동일한 신경세포가 일정하게 작용하면 특정한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이렇게 과학적인 방법으로 가능한 연구의 영역을 제시문 (나)에서는 제한된 연구 즉 ‘쉬운 문제’에 한정된 연구라고 판단한다. 왜냐하면 ‘어려운 문제’는 감각의 기능수행 작용 시 동반되는 주관적 의식경험의 연구인데 이는 객관적인 기능의 영역 그 너머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492자)」

다음은 동아일보와 PLS가 주관했던 전국모의고사 논술 1번 문제다. 지문의 개수가 늘어난 비교 요약형 문제를 익혀 보자.

■문제 2

제시문 (가)와 (나)를 논지의 차이가 드러나게 요약하시오. (350∼450자)

「(가) 삼대(三代) 이후로 세상에는 자신의 생명을 외적인 대상과 바꾸지 않은 사람이 없다. 소인(小人)은 재물을 얻기 위해 제 몸을 희생하고 사(士)는 명예를 얻기 위해 제 몸을 희생하고 대부(大夫)는 영지(家)를 위해 자신의 몸을 희생하고 천자(聖人)는 천하를 위해 제 몸을 희생한다.

이 여러 부류의 사람들은 하는 일이 다르고 명성의 정도도 달랐지만 생명을 손상시키면서 제 몸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점에서는 모두 같다.

백이(伯夷)는 이름을 위해 수양산 아래서 죽었고 도척(盜척)은 재물을 위해 동롱산 위에서 죽었다. 이 두 사람이 죽은 곳(혹은 추구한 것)은 달랐지만 생명을 해치고 본성을 손상한 점에서는 둘 다 같다. 어떻게 백이는 옳고 도척은 그르다고 할 수 있겠는가?

세상 사람들은 모두 무엇인가를 위해 희생한다. 그런데 인의(仁義)를 위해 희생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세속에서 군자라 하고 희생의 대상이 재화일 경우 세속에서는 그를 소인이라고 부른다. 두 종류 모두 제 몸을 희생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군자가 있고 소인이 있는 것이다. 생명을 해치고 본성을 손상한다는 점에서 도척 또한 백이와 같을 뿐이다.

(나) “표범은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중국의 선철(先哲) 왕언장(王彦章)의 말이다. 동물의 가죽 중에서 가장 선명하고 가장 아름다운 대상은 표범의 가죽이다.

인간은 죽어서 무엇을 남기는가. 자기의 이름을 남긴다. 더러운 이름은 오명이요, 추한 이름은 추명이요, 악한 이름은 악명이요, 허망한 이름은 허명이다. 세상에 이런 이름을 남기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아름다운 이름은 미명이요, 고귀한 이름은 고명이요, 훌륭한 이름은 영명(英名)이요, 성대(盛大)한 이름은 성명(盛名)이요, 향기로운 이름은 방명(芳名)이요, 용감한 이름은 용명이요, 높이 들어 난 이름은 저명(著名)이요, 위력을 떨치는 이름은 위명이다. 우리는 이러한 이름을 남겨야 한다.

명진사방(名振四方), 자기의 이름을 널리 세상에 떨치고 명전후세(名傳後世), 자기의 이름을 후세에 오래 전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요,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망이다. 인간은 누구나 명예욕이 있다. 세상에 명예욕이 없는 사람은 없다.

인간은 명예욕이 있기 때문에 저마다 부지런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한다. 명예욕은 인간을 향상시키는 원동력이요, 사회를 발전시키는 추진력이다. 무명인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 유명인이 되기를 원한다.」

●해설

위 글의 논제는 ‘명예욕의 성격과 지향 여부’이다. 개인이 명예욕을 추구해야 하는지, 아닌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에 해당하는 논지들에 밑줄을 그어가며 읽은 뒤 이를 토대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제시문 (가)와 (나)는 둘 다 명예욕이 타인의 인정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자아와 관계돼 있다고 전제한다. 특히 (나)는 이런 명예욕이 ‘인간을 향상시키는 원동력이요, 사회를 발전시키는 추진력’이라고 믿는다. 이 때문에 명예욕을 다른 가치보다 월등한 것으로 평가한다.

이에 반해 (가)는 명예를 얻기 위한 희생보다 개인의 ‘본성과 생명’을 중시하는 태도를 강조한다. 즉 명예를 얻고자 몸을 희생하는 행위가 인간 본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명예욕이라는 사회적 가치가 생명보존이라는 개인의 본성을 위협했을 때 무엇을 우선시하느냐에 따라 입장이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공동체를 위한 자기희생은 값진 일이다. 하지만 인간 역시 자기보존의 욕망을 지닌 생명체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자기 목숨보다 귀한 것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439자)」

강영원 PLS 언어이해 논술강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