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시장규모 잘못 예측… 학원들 줄줄이 개점 휴업

  • 입력 2009년 3월 3일 02시 58분


■ 명암 갈린 학원가

로스쿨 시장규모 잘못 예측… 줄줄이 개점 휴업

의전원 국시 전원 합격… 스타강사 찾아 장사진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의 A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입시학원 ‘언어이해’ 강의실.

50명 정원에 수강생은 고작 20여 명뿐이었다. 로스쿨 시험 첫해인 지난해 초 수십 명의 수강생으로 북적대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에 있는 B 로스쿨 입시학원도 지난해 초 150명 안팎의 수강생이 현재 절반가량으로 뚝 떨어졌다.

학원 관계자는 “8월 로스쿨 진학에 필요한 법학적성시험(LEET)을 앞두고 본격적인 수강이 시작될 때인데 수강생이 크게 줄어 대부분의 학원이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라며 “올해 학원 목표는 생존”이라고 말했다.

▽로스쿨 학원 줄도산=지난해 중순까지만 해도 30여 개의 로스쿨 학원은 ‘대박 신화’를 꿈꾸며 출혈 경쟁도 마다하지 않고 수강생을 모집했다. 2007년 로스쿨법이 국회를 통과하던 때만 해도 수험생이 최소 10만 명에 달하고 학원 시장 규모도 10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첫 LEET 응시원서 접수자는 1만960명. 접수자의 3배 정도의 학생이 수강한다고 해도 시장 규모는 커 봐야 400억∼500억 원 수준인 셈이다. 수강료는 3과목에 50만 원 정도 된다.

수요 예측에 실패한 학원들은 경영난으로 하나 둘씩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현재 제대로 강의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5개 정도에 불과하지만 경영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수험생들이 학원을 외면하는 데는 수준 낮은 강의와 교재 탓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 로스쿨이 올해 처음 개강하다 보니 고학력 수험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강의가 아직은 부족한 실정이다.

▽의학전문대학원 학원은 성황=로스쿨 학원과 달리 서울시내 유명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시학원들은 성업 중이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의사국가시험에 응시한 의전원 졸업생 139명 전원이 시험에 합격하면서 학원의 인기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 해 수강생이 5000여 명으로 알려진 한 스타 강사 K 씨의 경우 수강 신청을 하려는 학생들이 아침 일찍부터 장사진을 칠 정도라는 것.

학원 관계자는 “의전원 입시는 화학 생물 등 독학이 힘든 과목이 많아 학원 의존도가 높다”며 “다년간 입시 노하우를 쌓은 스타 강사들이 정보가 모이는 학원으로 학원생들을 몰고 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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