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얼마나 많이 외우느냐?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

  • 입력 2009년 2월 24일 02시 58분


문장 속 다양한 쓰임새 익히다 보면 독해력도 덩달아 껑충

‘warm’ ‘floating’ ‘early’ ‘laugh’ ‘again’….

원어민 강사가 10개의 단어카드를 책상 위에 놓는다. 여학생 대 남학생. 게임이 시작됐다. 강사는 칠판에 ‘The ball is ____ on the water.’란 문장을 쓴다. 학생들은 알맞은 단어를 찾기 위해 재빨리 몸을 움직인다. 여학생 팀의 마지막 주자가 카드를 보고 ‘flooting’이라고 썼다. “Girls got 1 point.” 철자가 틀리긴 했지만 여학생 팀은 점수를 얻는다. 강사는 학생에게 ‘floating’으로 철자를 고쳐 쓰게 한다. 강사가 단어를 소리 내어 읽자 학생들도 큰 소리로 따라 읽는다.

서강대 SLP 영어학당의 수업시간. 학생들은 전날 스토리북에서 배웠던 단어들을 5분 동안 게임을 통해 복습했다. 책에서 익혔던 단어를 새로운 문장에 대입해 보며 단어 활용능력을 키우는 게 이 게임의 목적.

학생들은 한 문장을 통해 ‘float’(뜨다)란 단어의 뜻과 ‘is floating’(현재 진행형)의 시제, 공간을 나타내는 전치사 ‘on’(…의 위)의 개념까지 익힌다. 단어만 외웠을 때보다 머릿속에 ‘쏙쏙’ 잘 들어온다는 게 학생들의 말이다.

대부분의 학생이 매일 몇십 개의 영어단어를 기계적으로 외운다. 뜻과 스펠링만 달달 외우다 보니 암기한 단어를 활용해 문장을 만들거나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 서투르다. 말하기 쓰기의 비중이 커지면서 원어민 강사가 진행하는 미국 교과서 수업이나 일대일 에세이 첨삭지도를 받는 학생이 늘고 있지만 이런 수업을 받는 학생들도 예외는 아니다.

영어교육 전문가들은 “어휘력이란 얼마나 많은 단어를 암기하는가가 아니라 같은 단어를 활용해 얼마나 다양한 문장을 만들 수 있는가를 의미한다”고 입을 모은다. 문장 속에서 단어의 의미와 쓰임을 동시에 익혀야 어휘력은 물론 독해력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

지금껏 영어책을 끝까지 읽는 데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이젠 다채로운 활동을 통해 어휘력과 독해력을 키워보자.

어휘력 및 독해력 키우기 TIP

1. 3단계 속도 조절 독서법

영어책을 읽는 속도를 조절해 가며 세 번 이상 반복해 읽으면 좀 더 높은 학습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처음엔 눈으로 빠르게 훑어 읽는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그냥 건너뛴다.

그 다음엔 조금 천천히 단어의 의미를 유추하며 책을 읽는다. 모르는 단어가 속해 있는 문장과 그 앞뒤 문장을 반복해 읽거나 글과 함께 실린 그림을 힌트 삼아 단어의 뜻을 추측해 본다. 엄마는 “이 단어의 의미는 뭘까? 사물의 이름일까? 먹는 것일까?”와 같은 질문을 던져 자녀가 문맥 속에서 단어의 뜻을 찾도록 유도한다.

마지막엔 전체 내용을 생각하며 천천히 책을 읽는다. 이땐 사전에서 단어를 찾아보며 정확한 뜻을 파악한다.

이영옥 서강대 SLP본부 영어교육연구소장은 “영어엔 문장에서 동사로 쓰이느냐 형용사로 쓰이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단어가 많다”며 “단어가 갖는 여러 의미와 함께 그 단어의 동의어, 반의어, 동음이의어까지 찾아 익히는 습관을 들이면 어휘력과 독해력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2. 나만의 사전 만들기

책에서 새로운 단어를 익혔다면 잊어버리지 않도록 ‘나만의 사전’을 만들어 기록한다. 영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한 학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은 ‘그림-영어단어-단어의 뜻’을 적는 ‘그림사전’을 만드는 게 좋다.

초등학교 고학년은 ‘영어단어-단어의 뜻-그 단어가 포함된 문장’으로 구성된 사전을 만든다. 처음엔 책에 있는 문장을 그대로 써보며 문장연습을 하고, 점차 단어를 활용해 직접 문장을 만들어 본다. ‘감정을 나타내는 형용사’ ‘날씨에 관련된 명사’처럼 서로 관련된 단어들을 하나로 묶어 정리하면 효과적으로 어휘를 익힐 수 있다.

3. 숨은 단어 찾기 놀이

비슷한 주제의 책을 여러 권 읽으며 똑같은 단어를 찾아보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같은 단어가 다른 문장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비교해 보면 단어 활용능력뿐 아니라 문장구조를 익히는 데도 도움이 된다. 같은 책 안에서 비슷한 의미를 갖는 단어나 서로 반대의 의미를 갖는 단어를 찾아보는 것도 좋다.

4. 온라인 프로그램 활용하기

온라인 독서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서강대 SLP의 온라인 독서프로그램 ‘소리(S.O.R.I)’는 문장의 빈칸을 채워 넣는 문제, 책의 줄거리를 들으며 받아쓰는 문제처럼 다양한 형식의 문제를 통해 어휘를 익히도록 구성돼 있다.

등장인물의 이름, 주인공이 처한 특정 상황을 묻는 문제처럼 책 내용을 정확히 이해했을 때만 풀 수 있는 문제가 주를 이루고 있어 학생의 독해 실력을 파악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영역별 성적 확인도 가능하다.

그 밖에 ‘이 상황에서 당신이 주인공이라면?’처럼 자신의 생각을 묻는 문제, ‘책의 주인공은 어떻게 생겼나요?’처럼 책을 읽고 주인공의 모습을 상상해 그려보는 문제도 있어 독서 자체에 대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

원어민의 발음을 듣거나 발음기호를 보며 단어의 스펠링을 맞히는 지앤비영어전문교육의 ‘Gnb Voca-Race’ 어휘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단어의 뜻은 물론 정확한 발음까지 익힐 수 있다. 자주 틀리는 단어는 ‘단어장’에 자동 저장되고, 재시험을 통해 다시 확인하도록 구성돼 있어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