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부산관광단지 또 물거품

  • 입력 2009년 2월 3일 07시 00분


두바이 AAG와 협약 해지… 부산시 “사업 재추진”

부산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동부산관광단지 조성사업이 또다시 물거품이 됐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알알리그룹(AAG)과 체결한 실시협약을 해지하고 이 사업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복된 실패=민간자본 4조 원을 유치해 기장군 대변 및 시랑리 일대 364만 m²에 영상테마파크 등을 지어 세계 수준의 체류형 복합 관광단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2005년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2006년 미국 MGM, 2007년 영국의 서머스톤사와 체결했던 양해각서는 진척이 없었고 알알리와의 협약까지 파기됐다.

지난해 12월 실시협약을 체결한 AAG는 이행보증금 60억 원 중 20억 원가량을 납입하지 않았다. 또 지난달 말까지 사업시행자인 부산도시공사에 토지 매매 계약금 699억 원을 납부해야 하는 데도 이를 어겼다.

AAG는 세계적인 금융위기에다 국제유가 하락 등이 겹치면서 협약을 이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엄청난 부담=동부산관광단지 조성사업은 상당기간 표류와 함께 재정부담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부산도시공사가 동부산관광단지에 편입된 토지 보상비로 은행에서 빌려 지출한 돈은 6000여억 원. 이자만 하루 8400만 원, 연간 228억 원에 이른다.

이자 부담은 향후 토지원가에 반영하면 되지만 결과적으로 사업의 수익성이 나빠질 수밖에 없고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하는 데도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민단체와 시의회에서는 “시가 실적 올리기에 급급해 서둘러 사업을 추진한 데다 공모 절차를 거치지 않는 등 사업이 전반적으로 투명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전망=시는 원점에서 사업을 재검토해 새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허 시장은 “시의회, 언론, 시민단체, 전문가 등으로 협의체를 구성하고 개발사업을 공론화해 투명하게 추진하겠다”며 “관광 목적에 배치되지 않는 범위에서 다양한 시설의 도입을 허용하는 등 사업성을 최대한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자는 기존과 같은 민간투자자 협상방식과 민관합작의 제3섹터 개발방식, 공모 등을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다.

시민단체가 특별조사위원회 구성과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가운데 부산시의회는 소위원회를 만들어 조사에 들어갔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동부산관광단지 추진 일지▼

―2005년 3월 관광단지 편입지역 그린벨트 해제 및 관광단지 지정

―2006년 3월 미국 MGM사와 관광단지개발 양해각서(MOU) 체결

―2006년 9월 MGM에 기한 종료 통보

―2006년 12월 영국 스머스톤사와 MOU 체결

―2007년 12월 스머스톤사에 기한 종료 통보

―2008년 5월 AAG와 기본 협약 체결

―2008년 12월 AAG와 실시협약 체결

―2009년 2월 AAG와 협약 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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