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원으로 아파트 73채 ‘기막힌 돌려막기’

  • 입력 2008년 12월 26일 02시 57분


대출-전세금으로 집 계속 구입

무리한 임대업 벌이다 철창행

일명 ‘아파트 돌려 막기’ 방식으로 5년 만에 3억 원으로 무려 70채가 넘는 아파트를 사들였다가 빚 감당을 못해 세입자에게 피해를 준 임대업자가 결국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광주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박재권)는 25일 아파트를 사들인 뒤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해 대출을 받고, 이들 아파트를 세까지 놓았다가 결국 이자를 갚지 못해 세입자들에게 7억 원대의 피해를 준 고모(48)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체포에 나섰다.

검찰에 따르면 고 씨는 2001년 3억 원을 주고 광주지역의 소형 아파트 4채를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아파트를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고 세입자들로부터도 전세금을 받아 새 아파트를 추가 매입하는 방식으로 2005년 10월 73채까지 불렸다.

그러나 고 씨는 당시 아파트 총 시가는 42억 원에 불과한 반면 전세금 31억 원과 대출금 25억 원을 더한 채무총액이 56억 원에 달해 결국 매월 1500만 원의 이자를 물고, 일부 아파트는 가압류를 당하는 처지에 몰렸다.

고 씨는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아파트를 다시 세놓아 A 씨로부터 전세금 5500만 원을 받는 등 모두 19명으로부터 전세금 등 명목으로 7억3800만 원을 받아 결국 사기범으로 전락한 것.

검찰 관계자는 “아파트 값 상승을 노리고 시작한 ‘돌려 막기’식의 무리한 임대사업이 거품이 빠지면서 결국 세입자들을 거리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고 씨는 영장이 발부되기 전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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