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 역사의 뒤안길로… 녹지공간으로 재탄생

  • 입력 2008년 12월 17일 16시 14분


세운녹지축조성사업 착공1960년대 개발 염원을 담은 근대화의 상징이자 대형 주상복합건물의 효시로 평가 받아오던 세운상가가 17일 오전 도심 속에 숲길을 조성하는 '세운녹지축조성사업' 착공으로 철거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세운상가 앞 종묘공원에서 '세운녹지축조성사업 착공식'을 열고 세운상가 1단계 구간 철거작업에 착수, 장기적으로 남산에 이르는 연장 약 1Km의 대규모 녹지축을 조성할 계획이다. [연합]
세운녹지축조성사업 착공
1960년대 개발 염원을 담은 근대화의 상징이자 대형 주상복합건물의 효시로 평가 받아오던 세운상가가 17일 오전 도심 속에 숲길을 조성하는 '세운녹지축조성사업' 착공으로 철거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세운상가 앞 종묘공원에서 '세운녹지축조성사업 착공식'을 열고 세운상가 1단계 구간 철거작업에 착수, 장기적으로 남산에 이르는 연장 약 1Km의 대규모 녹지축을 조성할 계획이다. [연합]
"셋, 둘, 하나"

17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앞 종묘공원.

오세훈 서울시장, 박진(한나라당) 의원, 김충용 종로구청장을 비롯한 인사들이 카운트다운을 마치고 터치버튼을 누르자 폭죽과 함께 세운상가의 낡은 현판과 구조물이 철거되기 시작했다.

1960년대 근대화의 상징이자 대형 주상복합건물의 효시로 평가받던 세운상가가 40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서울시는 낡고 노후해 도심의 흉물로 지적을 받은 노후건축물 세운 상가를 철거하고 도심 속 새로운 숲길을 조성하는 '세운녹지축 조성사업' 착공식을 이날 열고 제1단계(종로~청계천 2분의 1구간)로 세운상가 내 현대상가에 대한 철거를 시작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전통의 세운상가

세운상가는 1968년 조성된 종로구 종로3가와 퇴계로3가 사이를 잇는 2층 형 상가단지로 당시 우리나라의 유일한 전자종합상가였다. 중고 전자제품부터 컴퓨터, 각종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전자제품을 사려면 모두 세운상가로 향하곤 했다.

하지만 세운상가는 1987년 들어선 용산전자상가에 밀리면서 서서히 주도권을 빼앗겼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노후화도 막을 수는 없었다.

이제 세운상가는 과거의 명성을 뒤로 한 채 '도심 속의 숲길'로 다시 태어난다.

시는 일단 1단계로 종묘공원 바로 맞은 편에 있는 현대상가를 철거하고 이 일대에 내년 4월까지 폭 50m, 길이 70m, 전체면적 3000㎡의 녹지광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광장이 만들어지면 시가 종묘 일대에 조성 중인 어도축(御道軸·과거 임금이 종묘를 드나들던 길)이 200m로 늘어난다.

현대상가에서 영업을 하던 상인들은 대부분 보상에 협의하고 세운4구역 임시이주상가, 송파구 동남권유통단지 등으로 이전해 새로이 영업을 시작했다. 현대상가에 대한 철거공사가 진행되더라도 세운상가 내 나머지 상가에서는 영업이 계속 이루어진다.

●종묘부터 남산을 녹지로 잇는다

시는 1단계에 이어 세운상가 내 세운, 청계, 대림상가 일대에 폭 90m, 길이 290m의 2단계 녹지축 사업을 2012년까지, 삼풍과 풍진, 신성, 진양상가 일대에 폭 90m, 길이 500m의 3단계 녹지축 사업을 2015년까지 각각 마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세운상가 일대에 폭 90m, 총 길이 약 1km에 이르는 대규모 녹지축이 조성되면 인근의 청계천 축,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와 하나의 문화관광 벨트로 연결돼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세운녹지축 조성사업을 주변 일대 43만8000㎡에 주상복합단지를 만드는 세운재정비촉진사업과 연계함으로써 발생하는 생산 유발과 고용 창출 효과가 1단계 구간에서만 각각 1조2000억 원과 1만3000여명, 전체적으로는 각각 12조 원과 12만5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오세훈 시장은 착공식에서 "세운녹지축 조성사업은 '도심 재창조 프로젝트'의 꽃"이라며 "이 사업의 성공적 추진이 서울 도심의 경쟁력을 일거에 높이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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