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태안 기름유출 1년… ‘방제 중요성’ 값비싼 수업료 내

  • 입력 2008년 12월 5일 06시 54분


충남 태안군 앞바다에서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7일로 꼭 1년을 맞는다.

홍콩 선적 유조선 허베이스피릿호와 삼성중공업 예인선이 충돌한 이 사고로 2500kL가 넘는 원유가 태안 앞바다를 시커멓게 뒤덮었다.

그러나 120만 명이 넘는 국민이 자발적으로 기름 제거 작업에 나서는 등 자원봉사의 손길 덕분에 태안 앞바다는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다.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이 사고를 계기로 해경은 해상방제시스템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대형 유조선이 연안 가까이 운항할 때 해경 경비정이 호송해 사고를 방지하고, 항만관제센터에는 해양항만청과 해경이 합동 근무하고 있다.

유조선과 같은 위험물 적재 선박은 통신장비를 2중으로 설치해 교신주파수 청취 의무를 위반할 경우 처벌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또 선체를 홑겹으로 만든 유조선의 운항금지 시한을 2015년에서 5년 앞당기고, 유조선용 정박지를 지정해 감시선을 배치할 계획이다.

국가방제시스템을 종합적으로 보완하는 한편 장비도 확충하고 있다.

사고가 났을 때 과학적이고 신속한 방제 방법을 선정하기 위해 방제기술지원단을 만들었다.

악천후에 대비해 3000t급 다목적 방제선 3척을 건조해 해양 사고가 발생하면 즉각 출동시키기로 했다.

수심이 낮은 해역에서 방제작업을 할 수 있는 선박이 단 1척도 없어 13척을 새로 구입하기로 했으며 기름회수장비도 연차적으로 확충할 방침이다.

또 방제 자원과 자원봉사자에 대한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대형사고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동원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사고 예방이 중요하다. 아무리 작은 사고라도 바다에서 발생할 경우 엄청난 피해가 뒤따르는 만큼 해운업계 종사자들의 철저한 사고 예방 의식이 필요하다.

해경은 방제시스템을 더욱 발전시켜 지난해 태안에서 얻은 교훈이 헛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김상운 해양경찰청 기동방제과장 oprc@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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