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원씨에겐 “농협회장에 연결만 해줬다”
세종증권 매각 로비 사건에 연루된 의혹이 불거지면서 24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자택을 나간 노건평 씨는 27일에도 여전히 집에 돌아오지 않은 채 외부에 머물렀다.
노 씨는 이날 오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화삼 씨의 동생이 2006년 7월부터 한 달가량 김해시 내동 C빌딩 상가 1층에서 운영했던 유사성인오락실 ‘리치게임랜드’의 수익금을 받았다는 설에 대해 “아무것도 관련돼 있지 않다. 돈 받은 거 없다”고 말했다.
또 이 상가 1층이 자신의 몫이라는 의혹에 대해 “근거 없는 이야기다. 근저당 운운하는 것도 오늘 신문을 보고 처음 알았다”며 자신이 무관함을 거듭 밝혔다. 노 씨는 “취재진이 집 앞에 몰려 있어서 집에 들어갈 수가 없다”며 “친구 2명과 함께 낚시하러 간다”며 전화를 끊었다.
노 씨는 외부에 머물고 있으면서도 동생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변 인사들과 수시로 통화를 하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씨는 최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세종증권과 관련해 의혹이 있느냐’고 물었는데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정화삼 씨 형제가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을 연결해 달라고 해 전화를 걸어줬을 뿐 돈을 받은 것은 없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씨는 25일에는 충남 지역을 방문하고 있던 노 전 대통령에게 3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고, 나중에 비서관이 전화를 걸어와 “전화하지 마시라”고 해 섭섭했다는 얘기도 털어놓기도 했다.
이에 노 전 대통령 측은 27일 “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형님이 전화를 걸어온 적이 없다”고 밝혀 형제간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형 건평 씨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은 ‘최소한 돈을 받지는 않았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김해=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