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건평씨, 盧측근들과 수시통화

  • 입력 2008년 11월 28일 03시 00분


박연차씨에 전화 “세종증권 관련 의혹 맞나”

강금원씨에겐 “농협회장에 연결만 해줬다”

세종증권 매각 로비 사건에 연루된 의혹이 불거지면서 24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자택을 나간 노건평 씨는 27일에도 여전히 집에 돌아오지 않은 채 외부에 머물렀다.

노 씨는 이날 오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화삼 씨의 동생이 2006년 7월부터 한 달가량 김해시 내동 C빌딩 상가 1층에서 운영했던 유사성인오락실 ‘리치게임랜드’의 수익금을 받았다는 설에 대해 “아무것도 관련돼 있지 않다. 돈 받은 거 없다”고 말했다.

또 이 상가 1층이 자신의 몫이라는 의혹에 대해 “근거 없는 이야기다. 근저당 운운하는 것도 오늘 신문을 보고 처음 알았다”며 자신이 무관함을 거듭 밝혔다. 노 씨는 “취재진이 집 앞에 몰려 있어서 집에 들어갈 수가 없다”며 “친구 2명과 함께 낚시하러 간다”며 전화를 끊었다.

노 씨는 외부에 머물고 있으면서도 동생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변 인사들과 수시로 통화를 하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씨는 최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세종증권과 관련해 의혹이 있느냐’고 물었는데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정화삼 씨 형제가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을 연결해 달라고 해 전화를 걸어줬을 뿐 돈을 받은 것은 없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씨는 25일에는 충남 지역을 방문하고 있던 노 전 대통령에게 3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고, 나중에 비서관이 전화를 걸어와 “전화하지 마시라”고 해 섭섭했다는 얘기도 털어놓기도 했다.

이에 노 전 대통령 측은 27일 “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형님이 전화를 걸어온 적이 없다”고 밝혀 형제간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형 건평 씨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은 ‘최소한 돈을 받지는 않았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김해=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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