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金지사 해외출장 왜 뒷말 낳나

  • 입력 2008년 11월 21일 06시 24분


경남도의 폐쇄적이고 구멍 뚫린 행정시스템이 김태호 지사의 해외출장과 관련해 많은 풍문과 오해를 낳았다. 16일 출국한 김 지사는 캄보디아, 베트남, 일본을 거쳐 21일 귀국한다.

문제는 캄보디아와 베트남 일정. 도가 내놓은 자료에는 17일 캄보디아 산업자원부 장관과 에너지 분야 교류협력 증진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 MH(옛 무학) 에탄올 현지공장 준공식 참석이 공식 일정의 전부. 18, 19일은 ‘시엠리아프 시내 고찰’과 ‘호찌민 시내 고찰 및 경제동향 조사’였다.

시엠리아프는 앙코르와트 유적지가 있고 옛 사이공인 호찌민은 관광지로 유명한 곳. 이 때문에 ‘관광성 출장’이라는 비판과 함께 “특정 기업체의 공장 준공식에 지사가 왜 많은 시간을 할애하느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동행한 농협경남본부장, 경남은행장에 대해서도 말이 많았다. ‘경남도 금고’를 놓고 경쟁 중인 두 기관장이 지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 업무 관련성이 깊지 않은 해외출장에 나선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왔다.

김 지사 출국 이후 4일 동안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는데도 참모들은 아무런 설명 없이 뒷짐만 졌다. 취재가 이어지자 도는 19일 오후에야 ‘김 지사가 호찌민 경남도통상사무소와 현지 진출 기업체를 방문하고 경제난 해소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는 자료를 냈다.

예정된 방문이라면 왜 계획표에 빠져 있었을까, 관광을 하려다 급조한 일정이 아닐까 하는 의혹도 불거졌다.

현안이 있을 때마다 외국으로 나가 구설에 올랐던 김 지사. 이번에도 김 지사의 해외 출장 중 마산 로봇랜드 사업자 선정 최종보고회, 한국국제기계박람회 개막식 등 주요 업무들이 진행됐다.

김 지사는 귀국과 함께 출장 시점의 재검토는 물론 도정 전반에 대한 ‘고찰’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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