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범행 감추려 절도한 동생

  • 입력 2008년 11월 18일 17시 47분


A(32) 씨는 16일 오후 10시 40분경 광주 북구의 B(27) 씨 정육점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컴퓨터를 몰래 들고 나왔다.

A 씨가 컴퓨터를 훔친 것은 올해 초부터 B 씨의 정육점에서 일했던 누나(36) 때문이었다. A 씨 누나는 판매대금을 빼돌리다 B 씨에게 들켜 전날 정육점을 그만뒀다. A 씨 누나는 처음에는 돈을 가져가지 않았다고 발뺌했으나 B 씨가 돈을 훔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녹화화면을 컴퓨터로 보여주자 40여 만 원을 가져갔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B 씨가 2월부터 9월까지 피해액이 1600만 원에 이른다고 하자 A 씨 누나는 겁이 났다. 누나가 이런 사실을 털어놓자 A 씨는 돈을 훔치는 장면이 CC-TV로 촬영된 동영상이 컴퓨터에 저장된 것으로 짐작하고 증거를 없애기 위해 컴퓨터 본체를 훔쳤다.

경찰은 B 씨 정육점의 유리창이 깨진 곳에서 발견된 혈흔이 A 씨 유전자와 일치해 A 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B 씨가 CC-TV에 연결된 모뎀에서 동영상 파일을 다운받아 USB 메모리 카드에 저장해 컴퓨터로 보여준 것인데 A 씨 누나는 컴퓨터에 동영상이 저장된 것으로 착각해 결국 동생까지 죄 값을 치르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A 씨와 누나를 각각 특수절도와 업무상횡령 혐의로 18일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