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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1월 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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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다양성 확대 등 5가지 주제 담은 선언 채택
종이컵 자제 - 자전거 출퇴근… 대회도 ‘친환경’
한국이 ‘환경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첫걸음을 뗐다.
지난달 28일부터 경남 창원컨벤션센터(CECO)에서 열린 제10차 람사르총회가 ‘인류 복지와 습지에 대한 창원선언’ 등 32가지 의제를 채택하고 4일 막을 내렸다.
이날 폐막 총회에서는 친환경 벼농사를 위해 한국과 일본 정부가 주도해 만든 ‘논 습지 결의안’이 논란 끝에 통과됐다. 또 동아시아 람사르 지역센터를 경남지역에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2012년 제11차 람사르총회 개최지는 루마니아로 확정됐다.
○ 창원선언+논 습지 결의안=‘Made in KOREA’
창원선언은 우리나라가 람사르 사무국, 과학기술자문패널과 초안을 만들어 전문가 감수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됐다. 총회 이전부터 많은 나라가 창원선언에 대해 지지했고 프랑스 참가자들은 “총회의 핵심을 압축한 선언문”이라고 평가했다.
창원선언은 물, 기후 변화, 인류 생활, 인류 건강, 생물 다양성 확대 등 5가지 주제를 담아 A4용지 10장 분량으로 만들었다. 선언문에서는 습지를 계속 파괴하고 파괴된 습지를 복원하지 않으면 인류가 위협받을 수 있음을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다. 환경 부처와 환경단체만의 선언적 약속이 아니라 ‘인류를 향한 외침’이다.
이 선언이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습지정책에 반영되도록 총회 참가국들이 감시한다. 2009년 세계 물포럼(터키)과 제17차 유엔지속가능발전위원회(미국)에도 창원선언문이 전달된다.
‘습지 시스템으로서 논의 생물 다양성 증진(논 습지 결의안)’도 우리나라와 일본의 주도로 발의돼 총회에서 채택됐다. 세계 습지의 18%를 차지하면서 홍수 통제, 지하수 충전, 토양 부식 통제, 수질 정화 역할을 하는 논을 자연습지처럼 보전하자는 것이다.
참가국들은 창원선언에서 “습지는 식량 제공, 탄소 저장, 수계 관리, 생물다양성을 위해 필수적인 인프라”라며 “선언은 세계인에게 습지 중요성을 일깨울 람사르의 의지 표현이자 행동지침”이라고 밝혔다.
환경부 김찬우 국제협력관은 “논 습지 결의안은 논의 생태적 가치를 인식하고 환경친화적인 농업을 강조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농업 정책이 비료와 농약의 사용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CO₂ 및 쓰레기 줄이기와의 전쟁
‘환경축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람사르총회는 환경친화적으로 치러졌다. 참가자들의 하루 일과에서 학술회의까지 8일 동안은 이산화탄소(CO₂)와 1회 용품, 쓰레기 줄이기와의 전쟁이었다.
행사장 주변 호텔 객실은 낮에 난방을 하지 않고 실내 온도를 20도 안팎으로 유지했다. 하이브리드카 6대와 천연가스 승용차 1대가 행사용 차량으로 투입됐다. 상당수 자원봉사자는 자전거로 출퇴근했다.
1회용품과 각종 쓰레기도 줄였다. 참가자들에게는 재생용지 노트, 머그컵, 신문 폐지를 재활용해 만든 연필을 제공했다. 호텔 객실, 식당 메뉴판, 총회 준비기획단의 각종 용품은 모두 재생용지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