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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31일 14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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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벽과 거짓말 하는 버릇을 고치려고 초등학생 딸을 나무에 묶었다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31일 경기도 광주경찰에서 구속된 A(43) 씨는 경찰 조사에서 고개를 떨어뜨린 채 말을 잇지 못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9일 오후 9시께 평소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학원을 자주 빼먹는 막내 딸 B(10) 양의 버릇을 고치겠다며 자신이 운영하는 경기도 하남시 소재 공장 앞 나무에 묶어뒀다가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잘못을 반성하라고 딸을 나무에 묶어두고 20여m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30분쯤 지난 뒤 갑자기 고개를 떨어뜨려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겼으나 깨어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A 씨는 지난 27일에도 B 양이 집에서 훔친 돈으로 군것질을 하자 주변 경찰서 정문 앞으로 데리고 가 “다시 돈을 훔치면 경찰에 신고해 붙잡혀가게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설득했다.
A 씨는 경찰에서 “딸의 나쁜 버릇을 고치기 위해 고육지책을 썼으나 결과가 이렇게 됐다. 상상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며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A 씨 가족들은 “아빠가 막내딸을 유독 예뻐해 평소에 이것저것 신경을 많이 썼다. 평소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정도로 귀여워했고 손찌검 한번 없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B 양이 저체온증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