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비 보조업무 힘들지만 보람 있어요”

  • 입력 2008년 10월 29일 07시 44분


최연소 자원봉사자 이현문 군

“우리나라도 이제 환경 분야에서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습니다.”

28일 경남 창원컨벤션센터(CECO)에서 개막한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Ramsar COP 10)에서 앳된 모습으로 열심히 근무하고 있는 최연소 자원봉사자 이현문(14·진해중 1년·사진) 군의 바람이다.

이 군은 작은 키에 왜소한 체격이지만 경비 보조업무를 자원했다. 전문 경비원들과 호흡을 맞추며 안전한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총회장 입구에서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한다.

이 군과 함께 경비 업무를 본 창원서부경찰서 황승철(31) 순경은 “개막식에는 대통령을 비롯해 유명인사들이 많이 참석해 긴장을 풀기 어렵다”며 “현문이가 출입자를 꼼꼼하게 잘 챙긴다”고 전했다.

초등학교 시절 3년간 호주에서 살았던 이 군은 영어회화 실력도 수준급. 이 군은 “어머니의 권유로 람사르총회 자원봉사를 신청했다”며 “힘은 들지만 보람 있고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람사르총회를 개최할 만큼 역량은 높아졌지만 환경보호 수준은 아직 미흡한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어릴 적 천식을 앓았던 그는 “일부러 공기가 좋은 진해에서 살고 있다”며 “공기 정화를 위해 도시에 나무를 많이 심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군은 자원봉사로 빠지는 학교수업 보충을 위해 저녁에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다.

“자원봉사자 교육을 받으면서 습지가 생명을 낳고 생명을 유지하는 보금자리라는 점을 깨달았다”는 그는 “성공적인 행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자원봉사자 260여 명이 등록데스크와 본회의장 및 수송, 영접 분야 등에서 뛰고 있다. 자원봉사자 중에는 일흔을 넘긴 어르신을 비롯해 일본에서 시집온 모리야마 나오에(40) 씨 등 외국인도 포함됐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습지보전 공로 4명 ‘람사르 상’ 수상▼

제10차 람사르총회가 개막된 28일 습지보전을 위해 노력한 4명에게 ‘람사르 상(Ramsar Awards)’이 주어졌다.

이 상은 1999년 첫 수상자를 배출했으며, 3년에 한 번씩 열리는 총회에서 시상한다. 람사르 상은 과학부문과 관리부문, 교육부문으로 나뉘며 이번에는 특별상이 추가됐다.

과학부문은 조류서식지 보호를 위한 국제기구인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Birdlife International)’의 자문위원인 영국의 데이비드 프리처드 씨가 20년간 람사르협약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관리부문은 습지보전을 위한 법률 제정, 전략, 계획을 비롯해 습지의 지속적인 이용 및 장기보전 활동에 공이 큰 스위스 출신 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 멸종위기종 담당 데니스 란덴버그 씨가 수상했다.

습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증대에 기여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교육부문은 아시아에서 15년 동안 습지보전활동을 편 태국의 산사니 추와에우 씨가 받았다.

특별상은 습지보전운동과 습지의 현명한 이용에 대한 연구에 일생을 바친 체코의 생태학자 얀 크베트 씨에게 돌아갔다.

수상자들은 여류 조각가 베르나 다르몽 씨가 조각한 람사르 트로피와 프랑스 기업인 다논그룹에서 제공하는 에비앙 특별 부상 1만 달러씩을 받았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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