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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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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편찬위원회가 동남아 등 외국 출신 다문화 가정 초등학생들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한국사 능력검정시험을 처음 실시한다.
국사편찬위는 27일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국가와 민족에 대한 정체성 혼란으로 우리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사를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에 도움을 주기 위해 ‘한국사능력검정 특별시험’을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사편찬위는 이를 위해 다문화 가정이 많은 전북과 충남도교육청과 예산 지원 및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11월 29일 시험을 주관한다. 시험장소와 시간, 원서접수 방법 등은 추후 공지할 예정이다.
문제 출제와 시험지 인쇄는 국사편찬위가 맡고 시험 공고부터 응시자 모집, 고사장 준비, 채점 등은 교육청이 맡는다.
국사편찬위는 다른 시도교육청이 원할 경우 협약을 체결해 시험을 추가로 실시하고, 내년부터 시험을 정례화할 계획이다. 시험은 객관식으로 40문항이 출제되며, 다문화 가정의 초등학생이면 누구나 치를 수 있다.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한국어에 서투른 점을 감안해 시험은 기초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사진이나 그림 등을 많이 활용해 쉽게 낼 예정이다.
전북, 충남도교육청은 성적 우수생에게는 가족 전체가 겨울방학 기간에 우리 역사 문화체험을 떠날 기회를 주기로 했다.
국사편찬위는 이미 5회째 국내 초등학생∼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치러 왔다.
정옥자 국사편찬위원장은 “우리 사회가 그동안 다문화 가정 학생에 대한 물질적인 지원만 고려했을 뿐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 함양에는 소홀했다”며 “이들이 한국사를 공부하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다문화 가정 학생은 4월 1일 현재 1만8778명으로 경기 지역이 3878명으로 가장 많고 △서울 2259명 △전남 1869명 △경남 1530명 △충남 1476명 △전북 1384명 △경북 1292명 △강원 1005명 등이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