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식중독 우려 EU돼지고기 12만t 국내 유통

  • 입력 2008년 10월 9일 03시 00분


국내에 수입 유통된 유럽산 돼지고기가 살모넬라균에 오염됐다는 사실을 통보받고도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8일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에게 제출한 ‘유럽연합(EU) 도축용 돼지 살모넬라균 감염실태’에 따르면 2006년 10월∼2007년 9월 살모넬라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유럽산 돼지고기 12만236t이 국내에 수입됐다.

EU식품안전청(EFSA)은 올 6월 “2006년 10월∼2007년 9월 EU 25개 회원국에서 도축된 돼지 1만8663마리를 검사한 결과 1922마리(10.3%)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되는 등 유럽 도축 돼지고기가 살모넬라균에 오염됐다”는 내용의 공문과 연구보고서를 외교통상부에 보내왔다. 외교부는 이를 농림수산식품부와 식약청에 전달했지만 수거검사와 소비자에 대한 주의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음식을 먹을 경우 설사 두통 복통 구토 등 식중독 증상을 일으키고 어린이와 노약자의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임 의원에 따르면 EFSA의 조사 기간에 유럽 13개국에서 도축된 돼지고기 12만236t(6144건)이 국내로 수입됐다. 반면 이 기간에 유럽산 수입 돼지고기에 대한 미생물 검사는 282건(4.6%)만 이뤄졌으며 5862건(95.4%)에 대해서는 검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임 의원은 “농식품부와 식약청이 EFSA의 공문을 받은 후 유통 돼지고기에 대한 수거검사나 소비자 주의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국민건강 보호를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소비자가 구워 먹는 등 열처리를 거치고 유럽 살모넬라균의 위해도와 발생수준이 크게 문제될 정도가 아니어서 공문을 받았지만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내 돼지고기 살모넬라균 오염률은 5∼6% 수준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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