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현대판 놀부’ 주민 500명 요구로 구속

  • 입력 2008년 8월 20일 02시 59분


남의 차 긁어 놓고… 다른 사람 우편물 버리고…

19일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구속된 대전 서구에 사는 박모(63) 씨는 주민들 사이에서 ‘현대판 놀부’로 불린다.

그는 올해 6월 자신이 사는 아파트단지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승용차 2대를 아무 이유 없이 날카로운 물건으로 긁어 140만 원 상당의 피해를 주었다.

또 6, 7월에는 9차례에 걸쳐 아파트 우편함에 들어 있던 타인의 우편물 수십 건과 신문을 꺼내 지하주차장에 버렸다.

지하주차장에 있던 고깔 모양의 안전시설물을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옮겨 놓거나 폐쇄회로(CC)TV 카메라의 방향을 엉뚱한 곳으로 돌려놔 제 기능을 못하게 하기도 했다.

박 씨는 이 같은 행각이 드러나 주민들이 항의하자 되레 주민들을 고소하고 관리사무소에 찾아가 욕설을 하며 소란까지 피웠다.

아들이 상해혐의로 입건된 이웃 주민 A(60) 씨에게는 “검찰 간부에게 얘기해 해결해 주겠다”며 청탁비 명목으로 100만 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오죽하면 주민 500여 명이 박 씨를 처벌해 달라며 검찰에 탄원서까지 냈겠느냐”며 “지난 2년 동안 박 씨가 낸 33건의 고소와 진정 내용을 확인하면 무고 혐의가 추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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