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代대낮 ‘묻지마 살인’

  • 입력 2008년 8월 20일 02시 59분


“누군가 죽여야”…길가던 40代흉기로 찔러

행인을 상대로 대낮 ‘묻지 마 살인’을 저지른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길을 지나던 40대 남성을 아무 이유 없이 칼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김모(25)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15일 오후 4시경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모 초등학교 앞을 지나던 A(41) 씨의 목을 미리 준비한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신분열증을 앓은 적이 있는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그날은 누군가를 꼭 죽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근 가게에서 칼을 구입한 뒤 지나가던 A 씨를 발견하고 뒤따라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휴일을 맞아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 경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A 씨는 김 씨의 칼에 찔려 과다출혈로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과거 여동생의 목에 흉기를 겨누고 할머니의 손을 묶는 등 정신분열증세를 보여 2002년과 2004년 두 차례 정신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병원에서는 김 씨를 ‘피해망상성 정신분열증’으로 진단했다”며 “병원에서 퇴원한 뒤 별다른 직업 없이 집에서만 생활해 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해 정신분석을 실시하는 한편 김 씨의 집에서 발견된 혈흔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해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른 적이 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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